나 호텔에서 로봇이 물 갖다줬어...로봇 호텔리어 보급 '잰걸음'

자율주행 기능 진화·홍보 입소문에 서비스 로봇 상용화 기대

홈&모바일입력 :2022/07/27 16:57    수정: 2022/07/28 09:23

호텔에서 서비스 로봇 상용화가 빨라지고 있다. 

로봇을 신성장 동력 삼은 LG전자, KT 등 대기업들은 최근 호텔에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공급하고 나섰다. 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는 실내 배송로봇 '집개미'를 파라다이스 시티 등 국내 호텔 15곳 이상에 공급 중이다.

이들 기업은 호텔을 서비스 로봇의 기능과 도입 효과를 알리기 좋은 최적의 장소로 보고 있다. 사람의 지시에 따라 자율주행하고 물품을 배송하는 성능을 대중에게 지속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호텔 방문객을 통해 입소문을 타는 광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호텔 직원이 LG 클로이 서브봇의 서랍에 고객이 주문한 와인을 담고 있다. (사진=LG전자)

■ 호텔은 층간이동, 운용 시스템 증명하기 최적의 장소

특히 호텔에서는 실내 자율주행 배송 로봇의 엘리베이터 활용 층간 이동 기능을 실증하기에 최적이다. 층간 이동은 로봇이 높은 건물 안에서 물품을 배송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기능이다. 그러나 사람과 달리 로봇에게는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타고 내리며, 좁은 공간에서 타인과 부딪히지 않는 일이 어렵다.

이런 가운데 호텔에서는 로봇이 1층 로비부터 꼭대기 위층 객실까지 이동하며 물품을 배송한다. 호텔 방문객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며 자연스레 층간 이동 성능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 명동 헨나호텔에 공급된 로보티즈의 호텔 서비스 로봇 집개미 (사진=로보티즈)

또한 로봇이 객실의 주문대로 물품을 배송하는 전 과정에서 운용 시스템의 성능을 보여줄 수 있다. 실내 자율주행 배송 로봇은 보통 ① 객실 주문·호출 인지 ②적절한 물품 싣고 엘리베이터 이동 등 자율주행 ③해당 객실 도착 알림 ④비밀번호, 객실 번호 입력되면 물품 전달 ⑤복귀 순으로 움직인다.

로봇에게는 이 과정을 각 호텔 상황에 맞춰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운용 시스템이 필요하다. 일례로 KT는 객실, 로봇, 로비, 엘리베이터를 연동했다. AI 스피커 '기가 지니'로 주문을 넣으면, 로봇의 엘리베이터 탑승과 객실 앞 도착 알림까지 이어지도록 통신 신호가 설계됐다.

로보티즈 측은 "호텔에서는 층간이동이 많이 필요하고,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는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며 "특히 인력이 1, 2명 필요한 야간에 사람 대신 로봇을 도입한 효과가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모델이 대구 메리어트호텔&레지던스에 적용된 KT AI 호텔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KT)

■ "나 호텔에서 로봇이 물 갖다줬어"...입소문 타고 홍보 효과 극대화

로봇이 어직 대중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호텔 로봇은 마케팅 효과를 가져온다. 이목을 끌고 입소문을 타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로봇이 호텔에서 돌아다니면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로봇 제공 기업과 호텔 모두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얻는다.

지금까지 실내 자율주행 배송 로봇이 고급 호텔 위주로 공급된 점도 긍정적인 이미지형성에 기여했다. 로보티즈는 지난달 파라다이스 시티, 메이필드 호텔, 오크우드 프리미어 등 서울 시내 5성급 호텔에 집개미를 도입했다. KT는 웨스틴조선호텔, 노보텔 엠베서더, 메리어트호텔에서 로봇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수원 등에서 1:1 고급 컨시어지 서비스를 내세웠다.

자율주행 배송 로봇은 호텔을 발판 삼아 사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로보티즈는 공공기관 등 사무실 건물에도 집개미를 도입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호텔에 물품 배송용 뿐만 아니라 정보 안내·목적지까지 동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이드봇도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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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법적으로 주행이 금지된 실외 자율주행 배송 로봇 상용화 가능성도 감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외식산업 지원책을 발표하며 관계부처와 함께 배달로봇의 보도통행을 위해 2023년까지 지능형로봇법과 도로교통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