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성장하면서, 중국 등 해외 공장에 제조를 맡긴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을 통한 제품 출시가 많아지고 있다.
21일 국립전파연구원 KC전파인증 현황 검색 결과, 아이리버 로봇청소기 제조사는 중국의 광동 조이 지능형기술회사(guangdong joy intelligent technology co.,ltd.)다. 유진로봇 제품은 광동 보나 로봇회사( Guangdong BONA Robor Corporation Limited)가 만들었다.
줄곧 로봇청소기를 자체 생산하던 에브리봇도 최근 제품 라인업 일부를 중국의 신진 쓰리아이로보틱스(Shenzhen 3irobotix.Co.,Ltd.)에서 제작했다.
이러한 기업들은 부쩍 늘어난 로봇청소기 수요에 맞춰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는 방법으로 OEM 제작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체 청소기 시장에서 로봇청소기 거래액 비중은 33%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19% 보다 14%p 상승했다.
한 전자기기 판매 담당자는 "로봇청소기 시장이 약 2년 전부터 갑자기 성장했다. 여러 회사들이 중국에서 빠르게 완제품을 들여와 출시하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며 "중국 공장에서 시장 1위 업체 위탁 생산을 맡은 곳이라며 먼저 연락해 가격 협상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생산하면 수지타산 안 맞아"
로봇청소기 출시 기업들은 생산 비용, 시장 철수 시 드는 기회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중국 공장과 손잡고 있다. OEM은 주문업체가 제품을 개발, 설계해 제조업체에 그대로 생산할 것을 요구하는 식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개발·설계해 중국의 폭스콘에 조립을 맡기는 것과 비슷하다. 주문을 넣는 기업 입장에선 생산 라인을 직접 준비하지 않아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여기에 OEM 주문을 넣는 공장이 중국 등 인건비가 비교적 싼 지역에 있다면, 생산 비용은 더욱 절감되는 추세다. 한 로봇청소기 판매 기업 관계자는 "중국에 비해 인건비가 비싼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면 수지 타산이 안 맞는다"며 "지금 시장에 있는 흡입형 로봇청소기 대부분은 중국에서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른바 '택갈이'와 비슷한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방식을 선택하면 생산 비용은 더 줄어든다. ODM은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도 맡아 완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식이다. OEM과 달리 주문업체는 제품 개발·설계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공통적으로 판매 기업이 자체 생산 라인을 두지 않는 OEM, ODM 방식은 시장 철수 시 드는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제조 공장과 맺은 계약 문제만 처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로봇청소기 시장처럼 형성된 지 얼마 안 되고, 경쟁자가 빠르게 늘어가는 상황에선 불확실성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 결과는 비슷한 디자인·성능?..."책임있는 검수 필요"
국내 소비자 사이에선 중국에서 들여온 로봇청소기 디자인과 성능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현재 판매 중인 A, B, C, D 사 제품은 흰색 디자인, 본체 상단에 제품 상태를 표시하는 LED가 있는 등 모양이 흡사하다. 청소기 상단 가운데 튀어나온 센서와, 사이드 브러시 한개, 바닥에 붙은 바퀴 등도 닮았다. 자동 먼지 비움, 물걸레 청소, 간편한 더스트백 부착 등 기능도 비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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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입장에선, OEM 제작이 많아질수록 디자인과 기능이 비슷한 제품을 브랜드에 따라 다른 가격에 구매해야 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제 소비자들도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점은 같은데, 브랜드 따라 가격이 비싸지는 사실을 인지하고, 불쾌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OEM 자체로 문제가 아니라, 제품을 잘 만들고 합리적으로 판매하는 기업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 개발과 기획에 신경쓰는 것은 물론, 판매 전 불량품은 없는지 디자인이 적절한지 책임감 있게 검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