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기술산책] 우주인터넷 시대

글로벌 민간기업들 3000기 이상 통신위성 쏘아올려

전문가 칼럼입력 :2022/07/26 09:29

박혜영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책임

“당신이 화성을 점령하고자 하는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했습니다! 당신의 로켓이 우주 왕복 후 지상에 착륙할 때, 러시아 로켓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Starlink)’ 제공을 요청합니다.”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의 디지털 장관이 일론 머스크에게 SNS 메시지를 남기자 다음 날 우크라이나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등장했다. '스타링크'는 무게 227kg의 소형 위성 묶음을 지상 약 500km에 띄워 통신을 가능케 하는 인터넷 서비스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많은 위급 환자를 구출할 수 있었고, 시민들은 SNS 등을 통해 외부와 소통할 수 있었다.

‘올드 스페이스’에서 ‘뉴 스페이스’로

‘뉴 스페이스(New-Space)’는 국가별 주도로 우주산업을 이끌던 기존의 ‘올드 스페이스’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즉, 상업적 목적의 스타트업, 중소·벤처가 새롭게 ‘탈 중앙화’한 우주산업을 개척하는 흐름을 말한다. 이른바 민간 주도의 상업적 신(新) 우주경제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 투자사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우주산업 시장규모는 2040년 1.1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약 4120억 달러 규모가 우주인터넷이다. ‘스페이스X(Space X)’ ‘원웹(OneWeb)’ 등 글로벌 민간 기업이 지구 밖 200~1500km 저궤도에 이미 3000 기 이상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우주인터넷 시장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들이 쏘아 올린 위성은 지구 궤도를 돌며 육상 기지국과 위성안테나 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6G 시대가 도래하면 위성통신은 그야말로 날개를 단 듯, 지상과 하늘은 물론 바다까지 연결하며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활용하면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산간·낙도를 비롯한 디지털 낙후 지역까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더 먼 미래에는 ‘플라잉카’에 앉아 SNS를 이용하고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민간 기업들 우주인터넷 시장 선점 경쟁

우주인터넷 시장에서 '스페이스X' 위치는 독보적이다. 2019년부터 자체 발사체 ‘팰컨(Falcon)’으로 위성을 쏘아 올렸다. 현재까지 2000기 이상의 위성을 발사, 뉴질랜드와 미국, 영국 등을 포함한 11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총 4만2000기 위성을 발사해 세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촘촘히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2019년~2021년 358기 위성을 발사한 영국기업 ‘원웹’은 올해 648기 발사 및 상용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최종 발사위성 목표치는 4만8000기에 달한다. 영국이 5억 달러의 지분을 투자했고, 국내 기업인 한화시스템도 3억 달러를 투자했다.

아마존 또한 2019년부터 저궤도 위성 인터넷망 구축 목적의 ‘카이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초기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고, 지난해 발사위성 목표치를 기존 3236기에서 7734기로 상향했다.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세계 수십억 명에게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올해말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우주는 열려있어

지난 6월 21일, 드디어 우리는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했다. 숨죽인 기다림 끝에 성공을 확인한 순간 연구진들은 눈물을 쏟아냈고, 우리는 박수로 안도했다. 이로써 누리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용 로켓이자 순수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가 됐다.

300여 개 국내 기업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누리호 성공을 이뤘다. 설계·부품 개발·제작·시험 등에 참여한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해외 발사체 업체들로부터 주목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누리호는 우주로 떠나며 300여 개 연구 참여 기업의 기술력을 대한민국에 남겼다.

세계 일곱 번째 발사체 보유국 대한민국, 우주인터넷 시장 성장은 우리에게 기회다. 글로벌 사업자들은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의 핵심 안테나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 기업 뿐 아니라 위성통신 단말기 및 반도체 제조사, 항공우주 설비, 소재, 부품 등 국내 전문기업들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누리호' 외에 국내 4개 대학의 큐브위성이 무사히 우주궤도에 안착하기도 했다. 산학연 모두 우주산업 개화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육성 자산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가시화했다.

■ 우주산업 성장을 기대하는 우리의 자세

통신 시장이 우주로 향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스타트업들은 우주 특급 배송서비스(미국 ‘인버전스페이스’), 우주 광고(캐나다 ‘GEC’, 러시아 ‘스타트 로켓’)등 새로운 먹거리 개척에 나섰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혁신적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은 우주인터넷이 상용화한 시대를 그리며 그들만의 신시장 개척을 위해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우주산업전략’과 2021년 ’초소형위성 개발 로드맵(안)‘, ‘위성통신기술 발전전략’과 함께 중장기 실행계획을 담은 ‘우주산업 육성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오는 2031년까지 초소형 통신위성 14기 발사도 추진한다. 6G 위성통신기술을 적용한 시범망을 구축, 서비스를 실증해 민간이 상용화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한다.

이제 우리는 범우주적 아이디어를 가진 국내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우주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초소형 위성 기반 사업의 실증을 지원할 것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처럼,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샛별들을 응원하며 모두가 박수를 보내고 안도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IITP 정책기획팀 박혜영 책임

[IITP 기술산책]은 과기정통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ICT 연구개발(R&D)을 총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원들이 부정기적으로 쓰는 컬럼 코너입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