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에 서빙로봇 '전성시대'...렌털·원스톱 유지보수로 시장 견인

관련 기업, 렌털 판매로 가격 부담 낮추고 당일 유지보수 등 서비스 주력

디지털경제입력 :2022/07/15 16:16

코로나19로 인한 인력난이 지속되자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서빙로봇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렌털 판매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유지보수(AS) 서비스를 확대한 점도 서빙로봇 시장 활성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15일 서빙로봇 전문기업 브이디컴퍼니는 지난달 기준 전국 1천 400개 매장에 서빙로봇 2천 400대를 약 3년간 누적 보급했다고 밝혔다. 로봇 전문기업뿐만 아니라 KT, LG전자, 배달의 민족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도 서빙로봇을 상용화했다. KT를 포함해 전세계 기업에 서빙로봇을 납품하는 로봇제조 기업 베어로보틱스는 지난 3월 국내외 누적 판매 대수가 5천대를 넘었다고 밝혔다.

식당 직원이 브이디컴퍼니 서빙로봇을 이용해 음식을 내놓고 있다. (사진=브이디컴퍼니)

최근 서빙로봇이 많아진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인력난 심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식당에서 서빙로봇은 음식과 빈 그릇을 나르며 사람의 일을 대신한다. 고용이 힘든 업주 입장에서는 점점 자율주행 기능 등 서비스 성능이 진화하고, 가격 부담이 낮아지는 서빙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일이 힘든 요식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사람 구하기 어려워 이주 노동 인력에 의존했는데,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을 떠난 이주 노동자들까지 많이 돌아오고 있지 않아 구인난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워크넷 구인구직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숙박 및 음식점업 신규 구인 인원은 10만 713명이다. 지난해 같은달 6천 375명에서 68% 증가했다.

■ 로봇 렌털 판매·가격 부담↓ 공급 속도↑

이런 상황에서 관련 기업들은 렌털 판매로 서빙 로봇 공급에 주력했다. 보통 서빙로봇의 일시불 구매 금액은 1천만원 이상이다. 이를 3·5년 약정으로 렌털 구매하면 월 50~80만원 정도로 부담을 낮춰 사용할 수 있다.

업계 한 로봇 전문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평균적으로 할부형 렌털 구매가 95%, 일시불 구매가 5% 정도다"며 "업주들은 인건비 대신 로봇 렌털료를 내는 것이어서 목돈을 쓰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로봇 구매로 목돈을 쓰는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힘들고, 매월 고정비용으로 처리해야 관리도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영역에서도 가격 부담을 줄여 서빙 로봇 진입 장벽을 낮추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지난 5월부터 국비 2억 5천만원을 들여 서빙·안내 로봇 등 다양한 수요처 135곳에 렌털·리스·초단기렌털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로봇 보급이 확산되도록 유도하는 취지다.

■ 서빙로봇 도입 필수 조건 '빠른 유지보수'

서빙로봇 기업들은 유지보수(AS) 서비스를 더 강화해야 판매를 늘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요식업장에서는 사람 대신 투입된 서빙로봇이 갑자기 작동을 멈추면 영업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로봇 기업들은 자회사 설립, MOU로 전국 유지보수 망을 갖추고 있다.

브이디컴퍼니는 지난 4월 유지보수 전문 자회사 '브이디 프렌즈'를 설립했다. '접수 당일 유지보수 문제 해결'을 원칙으로 빠른 수리·제품 교체를 지원한다. 현재 유지보수 서비스 직영 지사를 중부, 영남, 호남 지역에 하나씩 뒀고, 올해 하반기에 부산, 강원, 제주에 직영점을 추가할 예정이다. 

브이디컴퍼니 측은 "전문 관리 기사가 출동하기 전에 로봇 관제 시스템을 비대면 점검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80% 가량 된다"며 "로봇 관리 전문 인력만 100명 정도고, 현장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바로 제품을 교체해 고객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은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 유지 보수를 위해 SK쉴더스와 서빙 로봇 사업 전략적 제휴 협약을 맺었다. SK쉴더스의 전국 영업·마케팅 인프라를 활용해 로봇 설치, 유지보수, 관련 상담 등을 지원한다.

강남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크리스마스 에디션 서빙로봇으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하고 있다. (사진=브이디컴퍼니)

■ 아직은 대형 매장, 프렌차이즈 위주 상용화 

최근 서빙로봇 공급 속도가 빨라졌지만, 아직은 대형 매장과 프렌차이즈 영업점 위주로 보급되는 추세다. 식당 규모가 작고, 식탁 간격이 좁으면 서빙로봇이 자율주행할 동선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서빙로봇을 들여도 식탁에 요리를 올리는 마지막 단계에서 사람의 손이 필요한 점도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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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구인난, 인건비 부담 절감을 위해 로봇 도입이 떠오르지만, 규모가 작은 식당은 로봇이 지나갈 길을 내는 것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기업들도 다양한 식당에 로봇을 공급할 사업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측은 "몇 년 전 컨베이어벨트와 비슷한 형태로 서빙 자동화를 시험해보는 등 다양한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지속해서 찾고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