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평균 사용량 27GB…중간요금제 세분화 필요하다"

국민의힘·학계·시민단체 "통신요금, 소비자 선택 폭 넓어져야 한다" 한 목소리

방송/통신입력 :2022/07/14 20:18

여당 의원들과 학계, 시민단체가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될 경우 단순히 10~1GB와 100GB 사이에 단품 요금제를 추가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 제공량을 세분화해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5G 통신요금제 개편을 통한 소비자 권익증진'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가 5G 중간요금제를 '긴급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지정하고 3분기 내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현행 요금제는 10~12GB와 110GB 이상 요금제로 이원화돼 있다. 업계는 5G 요금제 이용자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이 23~27GB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구간을 포용할 수 있는 요금제 출시가 필요하다고 외쳐왔다. 

이에 최근 SK텔레콤은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중간요금제를 신고했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준비한 5G 중간요금제가 월 5만9천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토론회는 김용재 한국외대 교수가 '5G 이동통신 요금제의 다양화와 소비자 선택권 강화'로 발제를 진행하고 패널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에는 이성엽 고려대 교수와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김대중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이 참여했다.

■ 국민의힘 의원들 "소비자 선택 폭 여전히 적다" 한 목소리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SK텔레콤이 중간요금제를 내놓았지만 여전히 소비자 선택의 폭은 적다고 비판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5G 이용자들의 데이터 평균 사용량은 27GB 정도인데 SK텔레콤이 신고한 중간요금은 이보다 적어 평균치 사용자들은 기존 고가 요금 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선안이 나왔지만 여전히 소비자 선택의 폭은 적다"며 "이 중간요금제 개선안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SK텔레콤이 24GB를 기준으로 요금제를 책정했다고 해 평균에 못 미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기술적으로 30GB, 40GB, 5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것이냐"고 물었다. 

권 의원은 양극화된 현 5G 요금제도 지적하며 "우리가 실제 사용하는 데이터는 20GB가 채 되지 않는데 100GB 요금제를 사용하는 건 폭리"라고 비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통신비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쓰는 것이기 때문에 통신비 비용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통신비를 설계할 때 조금 더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게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앞으로 정책위원회는 당정협의를 통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이 문제를 개선해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학계·시민단체 "중간요금제 다양화 필요하다"

발제를 맡은 김용재 한국외대 교수는 5G 요금제는 국민들의 평균 이용량인 27GB를 포용할 수 있는 요금구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 등 5G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데이터 수요를 자발적으로 진작시켜야지 선택권을 제한해 상위요금제로 가입을 유도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GB와 30GB 사이에 중간요금이 나왔다는 점은 소비자 선택권 강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소비자 권익을 더 증진하기 위해서는 100GB 미만에 다양한 요금제가 출시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위해 커버리지와 인프라 등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품질에 대한 불만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5G가 상용화된지 벌써 3년이 넘어가는데 여전히 품질 불만에 시달리는 일이 많다"며 "요금을 책정하는 다양한 기준이 있겠지만 커버리지, 품질, 데이터 사용량 등을 생각했을 때 과연 가격에 맞게 제대로 구현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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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장은 20~30GB 사이의 요금제가 더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현재 요금제는 중간요금이 부재하고 선택의 폭이 좁은 문제가 있다"며 "요금제가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지난 4월 인수위원회에 중간요금제 외에도 데이터 차별 없는 보편요금제 도입, 통신 불통 재발 방지, 통신의 공공성과 국민 가계통신비 인하 등과 관련해 요청한 바 있다"며 "최근 언급된 중간요금제는 20GB 이하의 데이터를 사용하던 소비자를 끌어들인다는 것 외에는 큰 편익을 준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