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탄생과 죽음, 생명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외계행성 탐색 등 우주의 신비를 더 가까이 관측하기 위한 인류의 도전 정신이 집약된 결정체가 바로 제임스웹망원경이다.
가시광선 대역을 주로 관측했던 허블망원경과 달리 파장이 긴 적외선 관측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보다 먼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더 자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시간 역시 대폭 앞당겨 과학자들이 보다 빨리, 자주 자료를 접할 수 있다.
25년 간 13조원이 투입된 제임스웹 망원경이 지난해 12월 25일 발사 이후 6개월 간의 안정화 작업을 거쳐 드디어 첫 관측 이미지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2일(현지시간) 제임스웹 망원경이 보내온 천체 4곳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외계행성 WASP-96 b와 죽어가는 별 주변의 가스 구름을 볼 수 있는 남쪽 고리 성운, 여러 은하가 서로 근접해 소은하군 '스테판의 오중주', 거대한 별이 계속해서 태어나고 있는 용골자리 성운 등이다.
전날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제임스웹 망원경의 첫 이미지 중 하나인 'SMACS0723' 은하를 직접 선공개했다.
■ WASP-96 b
WASP-96 b은 은하수 내 5천개의 외계행성 중 하나다. 지구에서 1천 15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질량은 목성의 절반, 직경은 목성의 1.2배 정도 된다. 태양계의 행성들과는 모양이나 성질이 많이 다르지만, 행성의 크기가 큰데다 거대한 가스군으로 이뤄진 대기가 있다는 점 등에서 관측을 통해 정보를 얻기 좋은 행성이기도 하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근적외선 분광기 등을 활용, WASP-96 b에서 기존의 기술과 장비로는 찾을 수 없던 물이나 구름의 흔적을 찾았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천체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 드러나는 색상에 따라 산소와 메탄 등 대기의 성분이나 물의 존재 여부 등을 추적할 수 있다.
■ 남쪽 고리 성운
제임스웹 망원경의 이미지는 약 2천 500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남쪽 고리 성운의 모습을 자세히 보여준다. 남쪽 고리 성운은 죽어가는 별에서 나오는 가스와 먼지가 모인 곳이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이 성운에서 두번째 별을 찾아냈고, 별 주변의 가스와 먼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자세히 관측했다. 이같은 데이터는 별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넓혀줄 것으로 NASA는 기대했다.
왼쪽 사진은 근적외선 카메라로, 오른쪽 사진은 중적외선 카메라로 관측한 모습이다.
■ 스테판의 오중주
스테판의 오중주는 5개의 은하가 가까이 뭉쳐 있는 작은 은하군으로 페가수스 성좌 근처에 있다. 하나는 약 4천만 광년, 다른 4개 은하는 2억 9천만 광년 정도 지구에서 떨어져 있다.
은하들이 서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중력에 의한 은하 간 통합이나 상호 작용 등을 연구하기 적당하다. 수백만 개의 별들이 새로 생겨나는 곳이기도 하다.
제임스웹 망원경으로 이들 은하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우주 초기 별들의 형성 과정이나 은하의 진화에 대한 실마리를 얻게 되리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 용골자리 성운
용골자리 성운은 주로 거대한 규모의 별들이 활발히 탄생하는 곳으로 주목받는다. 별들이 마치 거대한 산과 골짜기를 형성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제임스웹 망원경을 통해 그간 포착하기 어려웠던 별의 초기 생성기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음을 이 이미지는 보여준다.
한편 NASA는 11일(현지시간) 제임스웹 망원경 첫 이미지 중 하나인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를 먼저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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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CS 0723 은하단은 거대한 질량으로 공간을 휘게 함으로써 은하단 뒤에 있는 천체의 빛 역시 휘어지며 전해지게 하는 ‘중력 렌즈’ 현상으로 관심을 끄는 천체다. 이 사진에 포착된 일부 은하의 빛은 약 130억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제임스웹 망원경이 보내온) 이들 이미지는 우주와 그 안의 인간의 자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작업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