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TV·PC 소비 줄자 제조사 칩 주문 취소 늘어…하반기 팹 부족 완화

'반도체 숏티지' 2년간 8인치 팹 가동률 100%...하반기 90%대로 감소 전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7/08 14:28    수정: 2022/07/09 08:22

지난 2년간 극심한 공급부족을 겪어 온 반도체 팹 용량이 올 하반기부터 점차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억눌렀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 감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으로 스마트폰, TV, PC 등의 판매가 줄고, 재고가 쌓이자 제조업체들이 칩 주문을 취소하면서 팹 용량에 여유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년간 100%였던 8인치 팹 가동률이 올 하반기 90~95%로 줄어들고, 일부 소비자용 IT 제품 칩을 생산하는 팹은 90%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하반기 12인치 팹 가동률도 9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웨이퍼

8인치 팹은 그동안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가장 부족했던 팹이다. 반도체는 숏티지 이전에는 주문 후 받기까지(리드타임) 약 12~15주 정도 걸렸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파운드리 부족으로 주문이 밀리자 반도체의 리드타임은 30주 이상 또는 1년 이상을 기달려 왔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0.1X마이크로미터(μm) 및 55나노미터(nm) 공정에서 생산되는 대형 드라이버 IC와 터치-디스플레이 통합칩(TDDI)를 시작으로 전력반도체(PMIC), CMOS 이미지센서(CIS), 특정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및 시스템온칩(SoC)들이 파운드리 주문을 취소하고 있다"며 "이런 주문 취소 현상은 90/55나노, 40/28나노를 포함한 8인치, 12인치 팹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8인치 노드(0.35~0.11μm 포함)의 가동률이 가장 많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공정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드라이버 IC, CIS, PMIC 등이다. 이 중 드라이버 IC는 TV와 PC의 수요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웨이퍼 투입량 하향 조정이 가장 심했다.

트렌드포스는 "8인치 파운드리 업체는 고객의 대량 주문 취소로 인해 팹 가동률이 줄어들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용 칩을 주로 제조하는 팹은 생산능력을 90%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힘든 싸움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2인치 공정에서도 일부 칩 주문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됐다. 올해 소비 시장 위축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자 5G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주문량이 하향 조정된 것이다.

2022년 2분기 파운드리 생산용량(자료=트렌드포스)

그러나 12인치 팹의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는 5G AP를 제외하고 생산량이 유지될 전망이다. 첨단 공정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주문형반도체(ASIC),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AI 가속기 등 고성능 칩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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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6나노·7나노 공정 생산 가동률은 100%에서 95~99%로 소폭 하락됐고, 4나노·5나노 공정 생산은 풀가동에 가깝게 유지된 것으로 파악된다.

트렌드포스는 "2023년까지 거의 2년 반 동안의 칩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해 왔으나, 최근 소비자용 IT 제품 수요가 줄자 파운드리 웨이퍼 가동률이 완화되고 있다"라며 "그동안 칩 확보에 굶주려 있던 애플리케이션도 이제 칩을 재할당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