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日 최대 경제단체장 회동… 한일 민간외교관 역할 수행

게이단렌 회장, 히타치 회장 등 만나...반도체 공급망 논의

디지털경제입력 :2022/07/05 14:39    수정: 2022/07/05 16:3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최대 경제단체 회장을 만나 한일 기업간의 반도체 공급망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에서 유럽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한데 이어 이번에는 한·일 민간외교관 역할에 나선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시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달 4일 '한∙일 재계회의' 참석차 방한한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스미모토 화장이자 일본경제단체연합회(日本經濟團體聯合會·게이단렌) 회장을 만나 한일 기업간 교류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다음날 5일에는 히가시와라 토시아키(東原敏昭) 게이단렌 부회장 겸 히타치그룹 회장을 만나 오찬 회동을 했다. 이 부회장과 히가시와라 부회장은 양사 간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은 1946년 설립됐으며,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 1천494개,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 등 주요 업종 108개 단체 및 지방 경제단체 47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게이단렌은 회원 기업간 이견 조정은 물론 일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조언 역할도 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체다. 스미토모화학은 삼성전자에 올레드(OLED) 스마트폰용 편광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이 부회장과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의 도쿠라 회장이 만난 것은 민간 차원의 새로운 한일 협력 관계 구축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일본 기업과 교류 활성화에 앞장서 왔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규제 당시 이 부회장은 일본으로 출장을 가 반도체 소재 수급난 해결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일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리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에칭가스 등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선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생산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거래처 기업 고위급을 만나 일본 이외 공장에서 부품 소재들을 한국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부회장은 2019년 9월 일본 재계로부터 초청을 받아 도쿄에서 열린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통신업계에도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7월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차세대 통신 및 사물인터넷 등에 대해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손 회장은 2013년, 2014년, 2019년 한국을 찾았을 때에도 이 부회장을 만나 협력을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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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서는 2018년, 2019년 삼성전자가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1, 2위 통신사업자에게 잇따라 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게 된 것도 이 부회장의 일본 내 인맥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일본 재계에서도 게이오대 대학원에서 유학한 이 부회장이 악화된 한일 관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