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시장 뚫어라’…토종 로봇, 국제 표준 ISO 인증 러시

까다로운 유럽 시장 진출에 필수…제품 안전, 성능 인정 받아 수출 발판 마련

디지털경제입력 :2022/07/04 16:20    수정: 2022/07/05 08:42

로봇 전문 기업 유진로봇은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6개국에 물류로봇 '고카트(GoCart)250'을 수출하고 있다. 유진로봇은 지난해 7월 제품을 출시하기 전 수출을 염두하고 국제표준 'ISO13482' 인증을 받았다. ISO13482는 2014년 국제표준화기구(ISO)가 만든 이동형 도우미·신체 보조·탑승용 로봇에 관한 안전 인증이다. 250kg까지 적재할 수 있는 고카트250은 현재 유럽 현지 헬스케어 공장 자동화·물류 업체, 병원에 공급되고 있다.

유진 로봇 관계자는 "안전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 진출하려면 ISO13482 등 국제 인증이 필수였다"며 "이 인증은 로봇이 사람과 부딪히지 않는 등 자율주행 솔루션 안전을 공식 인정 받은 것으로, 수출 확대의 발판이 됐다"고 밝혔다.

유진로봇 고카트 180(왼쪽), 고카트 250 (사진=유진로봇)

국내 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진출하며 ISO 국제 인증을 받는 노력이 싹트고 있다. 

ISO 인증을 받으면 종류에 따라 로봇의 안전, 성능 등에 관한 신뢰를 얻어 수출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국가기술표준원 등 공공 영역의 지원도 따른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ISO 인증을 비롯해 미국 UL, 중국 CCIC 등 해외 인증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을 모집해 비용과 관련 절차를 지원하고, 교차 인증 협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시험을 통과하면 미국, 중국에서 상호 인정되도록 했다.

국내 기업들은 ISO 국제 표준 인증을 향해 첫 발을 떼는 단계다. LG전자는 지난달 이동로봇 안전제어기로 'ISO13849-1'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을 받은 안전제어기는 LG 클로이봇 시리즈가 장애물을 인지해 주행을 멈추는 데 쓰인다. 

LG전자는 측은 "클로이 서브봇·가이드봇 등에 이번 인증을 받은 제어기를 범용적으로 사용해 안전에 관한 공신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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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반의 차세대 물류 로봇 'LG 클로이 캐리봇'이 물류 창고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사진=LG전자)

로봇 제품 상용화 전부터 ISO 인증을 미리 받아두는 움직임도 따른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GEMS)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2020년에 고관절에 착용하는 젬스-H(JEMS-HIP)로 ISO13482 인증을 받았다.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 만도는 자울주행 순찰 로봇 '골리(Goalie)Ⅱ'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ISO13482 안전성 시험을 통과했다. 골리도 공식 출시돼 상용화된 제품은 아니지만, 서울 관악구 등에 맞춤 제작식으로 도입된 상태다.

수출을 내다보고 국제표준 인증을 받는 흐름에 관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전파 인증을 못 받으면 가전 제품을 팔 수 없듯이, 국제 표준 인증이 있어야 해외 각국에 진출하는 발판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로봇 수출 현황은 증가하는 추세로, 2020년 수출액은 1조 1200억원 정도다. 전년 보다 4.5%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