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지난해 7월 SaaS 추진협의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SaaS 활성화가 잘 안됩니다. 왜 그럴까 하고 지난 1년간 지켜보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들에 문제가 있습니다. 저가 경쟁을 합니다. 최소한 정가(리스트 프라이스)를 지켜 영업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자금투자를 받은 CSP 들이 사스에 투자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가격 경쟁을 벌이다보니 국내 SaaS 산업 발전이 안되고 있습니다. 민간 영역이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CSP들이 정가(리스트 프라이스)를 지키며 영업하는 지 당국이 살펴봐야 합니다."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장은 30일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 주재로 서울 강남 한국타이어에서 열린 ‘제 2회 디지털 국정과제 현장 간담회'에서 CSP들의 저가 경쟁이 국내 SaaS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법정단체로 국내 SW기업들의 최대 연합체인 한국SW산업협회(KOSA)는 지난해 7월 경기도 분당 티맥스타워에서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SaaS 추진협의회를 발족한 바 있다. 당시 발족식에는 국내 CSP 2강인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을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GS네오텍, 티맥스소프트, 스패로우 등 20개사가 참여했다. 회원사가 계속 늘어나 현재 100여 곳에 달한다. 회장은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가 맡고 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를 기존처럼 사용자 PC에 설치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SW 공급 방식이다.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세계 SaaS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40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회장은 "클라우드 생태계를 보면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IaaS 분야 빅3는 변동이 없다. MSP는 늘어나는데 이상하게 돈을 벌지 못한다"면서 "MSP들이 크게 적자를 보는 이유는 최소한도의 리스트 프라이스를 지키지 않고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벤츠 자동차를 사더라도 소비자가를 지키며 영업을 한다. 그런데 MSP들은 그렇지 않다. MSP들의 적자가 SaaS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정부 역할 중 하나는 소비자 가격을 준수하는지 보는 것"이라며 MSP들의 저가 경쟁에 대한 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실제 국내 MSP 2강인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은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조 대표는 "MSP 매출이 5000억원을 넘기면 흑자가 날 거라는 사람도 있지만 내 생각엔 1조원이 돼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다. 가격을 지켜주면 당연히 SaaS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클라우드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산 SaaS는 없고 외산 SaaS만 있을까봐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조 차관이 실장 시절 국내 SW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면서 공공 시장의 상용소프트웨어 유지관리요율을 2% 포인트 상향을 거론했다. 즉, KOSA가 54개 중앙부처의 2023년도 국가정보화시행계획에 들어 있는 480개 상용SW 구매 사업을 분석한 결과 평균 유지관리요율이 13% 초반으로 이전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박 차관이 실장으로 있을때 SW산업계의 10년, 20년 과제가 해결됐다"면서 "앞으로도 산업보국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