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거래소가 발간한 '가전기기 보급률 및 가정용 전력소비 행태조사'에 따르면, 데스크톱PC는 평균 260W를 쓰며 연간 사용시간은 약 600시간에 달한다. 연간 총 전력 소비량은 156kWh로 냉장고와 전기밥솥, TV 등에 이어 5위 수준이다.
특히 데스크톱PC는 가정용 220V 교류 전원을 입력받은 전원공급장치가 12V, 5V, 3.3V(직류)등 다양한 전압으로 공급하는 데 크게 의존한다. 다시 말해 전원공급장치가 교류 전기를 직류로 변환하는 '출력 효율'을 높이면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다.
주요 전원공급장치 제조사들이 지난 10년간 출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신기술을 적용한 결과, 현재 전원공급장치의 출력 효율은 최대 94%(80플러스 티타늄) 수준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대기전력 관련 기술 연구 개발은 미미한 수준이다.
■ PC 대기전력 시간당 6W...연간 39.42kW
대부분의 데스크톱PC 이용자들은 본체 버튼을 눌러 전원을 켜고 윈도 운영체제 등의 '시스템 종료' 기능으로 전원을 끈다. 그러나 전원공급장치에 연결된 플러그를 완전히 뽑는 사람은 드물다.
국내 주요 PC 제조사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렇게 대기 상태에서 데스크톱PC가 쓰는 전력은 약 1.5-2W를 오간다. 여기에 모니터까지 포함하면 대기 전력은 6W까지 올라간다.
데스크톱PC가 하루 18시간을 대기 상태로 유지할 경우 소모 전력은 한 달에 3.24kW, 전기요금은 1천130원(일반 주택용 기준)이다. 연간 소모 전력은 39.42kW, 전기요금은 3천320원이다.
■ PC 대기전력, 여름·겨울 전기요금 부담 키운다
데스크톱PC 한 대의 대기전력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적어보인다. 그러나 냉·난방기기 사용이 많아지는 여름과 겨울에는 미미한 전력 소모 차이로 누진제 구간에 걸려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전기요금이 다음 달부터 킬로와트시(kWh)당 121원으로 약 4.5% 오른 데 이어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1년간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가격이 두 배로 오르면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한꺼번에 여러 대의 데스크톱PC를 쓰는 사무실이나 교육장, PC방 등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주 52시간 근무하는 30인 규모 사무실에서는 대기전력으로만 한 달에 66.24kW, 1년에 794kW를 쓴다.
■ 대기전력 아예 없애는 신기술 개발 진행중
여기에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 선진국도 데스크톱PC의 전력 소모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주요 전원공급장치 업체들도 대기전력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PC 전문업체 한미마이크로닉스는 지난달 말 "데스크톱PC용 전원공급장치의 대기전력을 완전 차단하는 플랫폼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2016년 전원공급장치 대기전력을 0.075W까지 낮춘 특허 기술 '제로와트'를 적용한 전원공급장치를 국내외 시장에 출시했다. 현재 개발중인 기술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대기전력을 아예 없애는 것이 목표다.
■ PC 본체와 연동해 모니터 전원 차단하는 기술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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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 관계자는 28일 "데스크톱PC의 대기전력을 낮추는 것은 가정 뿐만 아니라 사무실이나 PC방 등의 전기요금 부담을 덜고 탄소배출량 감소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보컴퓨터 등 완제PC 업체는 데스크톱PC 본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대기전력(3.5-4W)을 쓰는 모니터의 전원을 차단하는 기술도 일부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데스크톱PC와 모니터 전원을 연동해 본체를 끌 경우 모니터 전원까지 꺼지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