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장이 PC 기반 온라인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넘어온 지 10년이 지났고 이 시기에 스타트업이 큰 기회를 잡았다. 다가올 NFT 콘텐츠 시대 역시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23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주최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NFT/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에서 신정엽 메타플래넷 대표가 이렇게 밝혔다.
이날 신정엽 대표는 "250조 규모인 전세계 게임 시장과 3천조 규모인 암호화폐 시장이 NFT(대체불가능토큰)라는 매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이런 시장은 게임과 암호화폐, 두 업계에 의미 있는 기회의 문을 열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낚시한 물고기 거래로 수익 얻는 '크립토피싱' 출시
메타플래넷은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하는 회사와 게임 개발사가 NFT 콘텐츠를 위해 만든 회사다. 지난 해 말 게임 속 낚시를 통해 얻은 물고기를 팔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NFT 게임 '크립토피싱'을 개발하고 올해 2차 업데이트까지 마쳤다.
현재는 RTS(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IP(지적재산권)를 바탕으로 한 두 번째 NFT 게임을 개발중이다. 단일 ID로 게임과 NFT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인 '메타큐'도 운영하고 있다.
신정엽 대표는 "향후 전세계 게임 이용자 300만 명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자체 개발한 코인을 글로벌 거래소 2곳에 상장했고 연말까지 국내 거래소 입점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크립토피싱 접속 시간이 긴 상위 국가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집중되었다.
국내는 P2E(Play to Earn) 게임을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할 수 없지만 한국어를 쓰는 이용자나 디스코드 접속자를 기반으로 추적하면 한국은 5위에 해당한다. 신정엽 대표는 "국내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접속 시간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P2E 게임, 기존 게임과 전혀 다르다...고려할 점도 많다"
신정엽 대표는 이날 "기존 게임과 달리 P2E(Play to Earn) 게임 개발과 운영에는 다른점이 많다"며 크립토피싱을 통해 얻은 경험을 소개했다.
게임 내 인플레이션 정책 이외에도 NFT 소각이나 채굴, 지분 확보, 거래소에 상장한 코인 시세 변동까지 동시에 봐야 하므로 기존 게임 대비 난이도가 더 높고 고민할 부분도 많다는 것이다.
"일반 게임은 콘텐츠나 재미 요소가 중요하지만 P2E 게임은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암호화폐 투자자나 다름없다. 수익률과 손익분기가 중요하며 '최소비용, 최대효율'이라는 경제 논리가 강하게 작용한다. 마이닝(채굴)과 관련 없는 콘텐츠는 방치·사장될 확률이 크다. 이런 것도 개발자들이 고민해야 한다."
기존 게임에서 중요시되던 콘텐츠 완성도나 업데이트에도 차이가 있다. 신정엽 대표는 "P2E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콘텐츠 대량 업데이트를 반기지 않는다. 암호화폐 시세가 반등할 호재를 왜 미리 한꺼번에 쓰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 "NFT 판매 수익 분배, 다른 개발사에도 고민거리"
신정엽 대표는 "P2E 게임은 해외 진출시 수익 분배도 기존 게임과 달리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NFT를 통한 매출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도 문제다. 아이템을 한 번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채굴 지분에 가깝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월에 1억원어치 NFT를 판매했다고 해서 그것을 바로 매출로 잡을 수 없다."
신정엽 대표는 "NFT는 우리 뿐만 아니라 해외 퍼블리셔도 처음 유통하는 제품이며 매출 관련 근사치를 제시하고 설득해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개발사 역시 수익배분에서 이런 점을 감안해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정엽 대표는 또 "NFT와 블록체인 산업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 처음부터 새 게임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기존 IP와 리소스를 NFT와 접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 "양자컴퓨터 발전, 블록체인 위협...대비 필요"
메타플레넷이 운영하는 메인넷, 메타큐브는 개발 기간 5년, 필드테스트 2년 등 오랜 기간을 거쳐 개발됐다. 블록체인 거래시 수수료가 저렴하고 27개 블록을 한 번에 병렬처리하는 알고리듬을 이용해 다른 메인넷 대비 처리 속도를 높였다.
신정엽 대표는 "NFT 거래에 주로 쓰이는 메인넷인 '솔라나'(Solana)는 1천 개 이상 노드를 연결하면 TPS(초당 거래 처리 횟수)가 4천개 전후를 오간다. 반면 메타큐브는 현재 최대 1천개 노드가 연결되어 채굴중이며 실제로 게임이 연동되어 있지만 최대 7천 TPS로 1.5배 이상 속도를 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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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블록체인이 근간으로 삼은 기술인 해시 함수를 양자컴퓨터로 무차별 대입(Brute-Force) 방식으로 쉽게 무력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최근 논문을 통해 제기된 상태다. 신정엽 대표는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에 따라 블록체인 강화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메타큐브는 해시 함수를 동시에 4개 써서 이를 동시에 풀어야 하며 일반 블록체인 대비 최대 80배까지 복잡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메인넷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7일만에 깨진다면 메타큐브는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 1년 반까지 벌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