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받으려면 '최대 2년6개월'…팹 증설 9개월 지연

올해 반도체 용량 증가 13%→8% 조정...삼성·SK도 차질 빚나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6/23 13:38    수정: 2022/06/23 15:19

반도체 제조 장비의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이 또 늘어 최대 2년 6개월(30개월)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장비 업계 사상 최대 기록이다. 대규모 생산시설 확대 계획을 세운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팹 증설 일정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은 코로나19 이전에 통상적으로 3~6개월 정도였는데, 최근 최대 18~30개월을 기록했다. 작년 6월 기준 최대 14개월이던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이 1년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도체 장비(사진=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 매달 최고기록을 세웠으나, 올해 들어 더 심화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로 인한 물류 지연, 원자재 및 칩 부족까지 겹치게 된 영향 탓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부족해서 생산시설을 확대하려고 하는데,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데 필요한 반도체 칩을 확보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렌드포스는 반도체 장비 부족으로 인해 전세계 반도체 생산시설 확장 또한 2~9개월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 지연이 발생하기전, 글로벌 주요 파운드리 용량은 올해 13% 증가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번에 8%로 하향 조정됐다.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반도체 시설 투자를 추진 중인 가운데,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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