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2조 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진행된 누리호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는 발사체 분야에서 많은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했다.
이렇게 쌓은 기술력은 우리나라 우주 수송 및 탐사 능력 확보, 민간 우주 산업 성장의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 75톤급 중대형 액체 엔진
누리호에는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75톤급 중대형 액체엔진이 쓰인다.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중대형 액체로켓엔진 보유국이 됐다.
1단은 75톤급 엔진 4기를 연결해 300톤의 추력을 낸다. 2단은 75톤급 엔진 1기, 3단은 7톤급 액체엔진 1기를 쓴다.
누리호에 들어갈 75톤급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33기의 엔진을 만들었으며, 지상 및 고공 모사 환경에서 총 184회, 누적 연소시간 1만 8천290초의 시험을 실시했다.
75톤급 엔진은 향후 성능 개량과 클러스터링을 통해 대형 및 소형 발사체 개발에 지속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 여러 엔진 균일하게 조정하는 클러스터링 기술
여러 엔진을 연결해 사용하면 한 종류의 엔진으로 각 단에 필요한 추력을 얻을 수 있어 엔진 종류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연결된 엔진을 정확히 정렬하고 균일한 추진력을 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누리호 개발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4기의 엔진을 균일하게 운용하는 클러스터링 기술도 확보했다.
이를 위해 엔진 화염 가열 분석 및 단열, 엔진간 추력 불균일 대응, 엔진 4기 조립과 정렬, 방향 제어 등의 기술을 개발했다.
■ 고온, 극저온 모두 견디는 대형 추진제 탱크
연료와 산화제 등 추진제를 담는 탱크는 발사체 부피의 80%를 차지한다. 고온과 극저온, 고압 등 발사체와 우주 환경의 가혹한 조건을 동시에 견뎌야 한다.
추진제 탱크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2.5㎜ 두께의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다. 하지만 크기는 최대 높이 10m, 직경 3.5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며, 대기압의 4-6배 정도 되는 압력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배관은 초저온용으로 개발된 스틸을 사용, 영하 200℃까지 견딜 수 있도록 제작했다. 1㎜ 두께 배관벽을 정밀 용접하는 노하우와 0.1㎜ 크기의 이물질도 남김 없이 배관을 세척하는 기술도 필요했다.
■ 한국형 발사대 구축
누리호 발사에 쓰인 발사대는 설계부터 제작, 조립까지 모든 과정을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했다. 반면 제1발사대는 러시아에게 기본 도면을 받아 국산화 과정을 거쳤다.
1단 로켓만 염두에 둔 나로우주센터 제1발사대와 달리 제2발사대는 3단형인 누리호 구조를 반영, 12층으로 구성된 48m 높이의 엄빌리컬 타워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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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엄빌리컬 타워를 설치해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하며, 2-3단 및 페어링 등 발사체 상단 운용을 위한 타워와 접근 설비, 엄빌리컬 연결 및 회수 장치 등을 추가했다.
또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10종의 추진기관 시험설비를 우주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축했다. 누리호 개발 초기에는 이같은 설비가 없어 러시아 설비를 임차했다. 이들 시험설비는 향후 차세대 발사체에 필요한 엔진 개량 작업의 기반 시설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