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꺾일 때까지 금리인상 기조"…'빅스텝' 열어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간담회…"기준금리, 중립금리 쫓아가야"

금융입력 :2022/06/21 13:43    수정: 2022/07/13 10:36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p(50bp) 올리는 '빅스텝'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5.4% 오르며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6~7월 물가가 이를 더 상회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 상황이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는 한국은행의 목표 물가 수준인 2.0%를 크게 상회하며 물가 상승 정점 시기도 예상하기 어려운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 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여러 가지 고려 상황이 있지만 물가 오름세가 지속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추세가 진정될 때까지, 꺾일 때까지는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포워드 가이던스"라고 발언했다. 

이 총재는 "6~7월에는 5월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6%를 넘어가느냐에 대해 말하긴 어렵지만 5월 생각했던 물가상승률보다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총재는 "5월에 3분기 초에 정점을 지나 완만한 하락세를 예상했지만 물가 측면서 오름세가 더 지속될 쇼크가 온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과 전반적인 예상은 3분기 정점을 이루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빅스텝이 단행될 것이란 시장 전망이 더 커지고 있다.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시점에서 시장은 올해 기준금리 최대 상단을 연 2.50%로 봤지만, 현재는 최대 연 3.00%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2008년부터 최근 기준금리 및 소비자물가지수.(자료=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선례도 있다. 지난 5월 미국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물가가 정점 수준이며 8.3% 오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를 뛰어넘는 8.6%를 기록하자 직후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p(75bp)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다만, 이 총재는 "물가 하나만 보고 빅스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물가가 올라갔을 때 경기, 환율에 미치는 영향 등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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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는 중립 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립 금리보다 우리나라 금리가 아래에 있어서 중립 금리까지 가고, 지속적으로(물가가 오른다면) 그 상황에선 변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중립 금리는 경제 성장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갈 수 있는 금리 수준으로, 국내 잠재성장률은 2% 수준이며, 한국은행은 명확한 중립 금리 범위는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