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포자세요?..."갈 사람은 간다" 100만원 호텔 줄예약

보상 심리, 호캉스로 폭발하기도…스위트 객실도 만실

인터넷입력 :2022/06/21 10:25

온라인이슈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앞두고 여행 수요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

전방위적으로 치솟은 물가에 휴가를 포기하는 '휴포자'가 속출하는 반면 3년 가까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억눌린 보상 심리가 작용한 여행 수요도 강하게 표출된다.

여름 휴가철을 앞둔 19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6.19/뉴스1 © News1

20일 뉴스1이 국내외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및 카페의 게시물을 취합한 결과 급격히 오른 항공권과 호텔 가격에 여름 휴가 계획을 포기한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온다.

남편과 해외 휴양지로 여행을 준비한 누리꾼 A씨는 "코로나19로 포기했던 '하와이'나 '발리'를 가보려고 했더니 유류할증료만 각각 120만원, 51만원이 나왔다"라며 "1인 항공권과 맞먹는 값이라 아쉽지만 겨울을 기약했다"고 전했다.

7월 말 여자친구와 제주 호캉스를 계획한 누리꾼 B씨는 "휴가 일정이 늦게 정해져서 부랴부랴 예약하려니 남은 객실이 조식을 포함해 1박당 75만원이다"며 "3일을 묵으면 210만원인데 비행기값까지 예약하면 기본 260만원 정도라 취소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적었다.

◇ 뉴욕 이코노미 왕복 항공권이 590만원?

항공권값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유류할증료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폭 축소된 항공 노선은 여전히 회복 중이라 공급석도 부족한 편이다.

해외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2~3배 가까이 올랐다. 올해 7월 말 출발하는 이코노미석 기준 '인천~뉴욕' 왕복 항공권 가격은 320만~590만원이다. 유럽은 '인천~파리' 왕복 항공권 가격이 230만~390만원, '인천~런던'은 250만~370만원에 달한다.

국내 항공권 상황도 비슷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은 물론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매달 역대 최다 경신했다. 7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1만9800원으로 6월(1만7600원)보다 2200원 올랐다.

7월 중순 출발 기준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 가격은 26만~33만원대였다. 같은 기간으로 렌터카 대여 비용을 검색한 결과, 준중형 기준 20만원에서 40만원까지 치솟았다.

◇ 스위트 객실까지 매진…해외여행 수요 1874% 상승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둘째 날인 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해안도로에서 여행객들이 간이 의자에 앉아 형제섬과 바다를 감상하고 있다.2022.5.3/뉴스1 © News1

물가 상승에 굴하지 않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억눌린 보상 심리가 작용한 여행 수요는 호캉스와 해외여행 중심으로 폭발한다.

국내 특급 호텔은 만실 행렬이다. 부산 해변에 자리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현재 기준 7월은 주중, 주말 상관 없이 90% 객실 예약이 차 있고 8월도 동일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일반 객실은 50만~70만원인데, 100만원 대 스위트급 객실도 95% 이상 예약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반얀트리 서울 관계자는 "전년 대비 전 객실 금액은 10% 인상됐다"라며 "그럼에도 현재 예약 현황을 보면 7말~8월초 투숙률은 거의 95%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해외여행 수요도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조치가 전면 면제됨에 따라 늘고 있다.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올해 6월1일~20일 기간 전체 해외여행 예약건 수는 1만9478건으로 전년(2380건) 대비 1874% 상승했다. 인터파크가 해외 항공 예약 추이(6월8일~13일)를 비교한 결과를 봐도 지난주 같은 기간 대비 예약건수는 35% 증가했다.

누리꾼 C씨는 "코로나19 이전 가격을 생각하면 여행 못 간다"라며 "항공료 때문에 고민하다가 그냥 질러보자는 마음으로 방콕 항공권 1인에 46만원에 발권했는데 3주 사이에 56만원으로 10만원가량이 올라서 빨리 (예약)하길 잘했다"라고 말했다.

여행 양극화 현상 속에 자칫 '여행'이란 행위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우려된다는 전문가 진단도 나온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겸 한국관광학회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재화 소비가 몰리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사회 현상"이라며 "여행 산업이 회복되는 데 사회적인 반감이 조성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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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교수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겪을 때 '여행'은 마음을 위로하고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줬다"라며 "여행하는 것에 대한 인식을 좀더 개방적으로 바라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