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초거대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이유

데이터 활용·서비스 고도화 가능해져 경쟁 치열

방송/통신입력 :2022/06/15 07:42    수정: 2022/06/15 09:10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 전환(DX)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인공지능(AI)을 고도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차세대AI로 꼽히는 '초거대AI'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해 딥러닝 효율을 크게 높인 것이다. 

초거대AI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AI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데이터로 딥러닝을 진행한 만큼, 이를 활용해 서비스 영역을 넓히거나 품질을 높이기에 용이하다. 초거대AI를 활용하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새롭게 등장할 수 있는 만큼, 업계는 초거대AI로의 전환은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통신 3사도 초거대AI에 주목한다. 초거대AI를 활용하면 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대규모의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많은 인력이 투입되던 AI컨택센터(AICC)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최근 초거대AI를 활용해 서비스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개인 맞춤형 AI인 '에이닷'에 초거대AI를 적용했으며, KT는 초거대AI로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AICC에 초거대AI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 SKT, 에이닷 기반으로 초거대AI 고도화 

SK텔레콤은 최근 에이닷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거대언어모델인 GPT-3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에이닷은 무엇보다도 소비자와 매끄러운 대화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소비자가 에이닷 앱을 켜고 무슨 말이든 던지면 에이닷은 이를 알아듣고 핵심 키워드를 추출해, 어떤 식으로 대답할지 정한다. 

(사진=에이닷 캡쳐)

에이닷은 소비자와의 대화를 기억한다. 대화 내용을 토대로 개인의 취향을 파악한 뒤 사용자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주가나 기업의 시가총액, 날씨, 운세와 같은 정보를 알려주는 건 물론 플로, 웨이브 등 다양한 비스와 연계해 사용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이를 다른 사업자들에게도 오픈해 에이닷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넓힌다는 구상이다. 하반기 중 다양한 OTT에서 사용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재생해주는 '마이TV'와 게임 등의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영어학습, 사진관리, 엑스퍼트 서비스 등의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달 안에 아이폰에서도 에이닷을 사용할 수 있도록 iOS버전을 선보인다. 다만 아직 에이닷을 AI스피커에 탑재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에이닷은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가져가는 방향을 꾸준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우선 에이닷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한 다음에 다른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 AICC 등으로의 확장은 논의하고 있지 않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서 일단 에이닷을 고도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이며 AICC 등 다른 서비스 적용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KT, 초거대AI로 모든 AI서비스 지능 진화시키다

KT는 초거대AI를 기반으로 진화된 AI를 'AI 2.0'으로 보고 있으며, AI 2.0은 공감능력을 갖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보고 있다. 

KT는 AI 활용과 공동연구를 위한 산학연 협의체 'AI원팀'에서 다자간 공동연구를 통해 초거대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AI원팀은 연내 초거대AI 모델을 상용화하고, 이를 토대로 KT의 전반적인 AI서비스의 지능을 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KT의 초거대AI 언어모델은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형태로 설계된다. 음성인식(STT), 대화, 음성합성(TTS), 텍스트 분석(TA) 등 요소기술을 먼저 KT 기가지니와 AICC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활용한다. KT는 음성을 발화하면 이를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하이브리드 STT를 적용한 '지니 딕테이션' 서비스를 'AI 통화비서' 서비스에 이미 적용하고 있다.

지니 딕테이션 서비스의 구조 (사진=지니랩스 캡쳐)

KT는 초거대AI의 학습데이터의 필터링을 강화하고 데이터 간 균형 조정을 통해 AI의 편향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초거대AI를 만들고 있다. 유해 콘텐츠 필터링 기술 등 다양한 딥러닝 기반 탐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초거대AI를 KT기가지니에 적용해 감성을 더한다는 계획도 있다. 감성을 가진 초거대AI를 KT기가지니에 더하면 감성분석 등을 통해 사람처럼 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전문 영역에서의 상담, 요약, 설명이 가능한 AI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KT는 AI로봇, AI스페이스, 기가지니 인사이드 등에 초거대AI를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B2B와 B2G 분야에서는 AICC에 초거대AI를 적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LG유플러스, 엑사원 활용해 AI 고도화한다 

LG유플러스는 LG그룹에서 개발한 초거대AI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LG유플러스의 다양한 AI 서비스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LG유플러스는 엑사원과 초거대AI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LG AI연구원에 따르면 엑사원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언어를 이미지로, 이미지를 언어로 변환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특히 LG전자와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LG 계열사들이 보유한 전문 데이터를 포함해 다양한 산업 분야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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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진행된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LG AI연구원 배경훈 원장이 키노트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LG)

LG유플러스는 내년 하반기까지 엑사원을 기반으로 AICC를 향상시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8월 소상공인 맞춤형 AI 콜봇 서비스인 'AI 가게 매니저'를 출시할 계획이다. AI가 소비자와 직접 대화하는 상품으로, 엑사원을 접목한다면 큰 폭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3분기에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AI 콜봇을 상용화하고, 자체 STT와 TTS 엔진을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토대로 간단한 상담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상담원들은 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상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