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레고처럼 여러 센서 갈아끼는 뉴로모픽 칩 개발

MIT 한인 연구자 주도, 웨어러블 기기 등에 적용 기대

과학입력 :2022/06/14 04:00

여러 기능의 센서와 프로세서를 레고처럼 갈아끼울 수 있는 인공지능 뉴로모픽 반도체 칩이 나왔다. 생체 신경망을 모방한 구조이며, 소자 간 와이어 연결 없이 빛을 송수신해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다.

미국 MIT의 한국인 연구자들이 주축이 된 이 연구 성과는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13일(현지시간) 실렸다.

레고 방식 뉴로모픽 칩 개념도 (자료=MIT)

생체 신경망을 구성하는 신경세포인 뉴런은 시냅스를 통해 필요한 정보만 효율적으로 주고받는다. 연구진은 센서와 프로세서, LED 광원 등으로 구성된 신경망 모사 칩을 만들었다.

시냅스는 멤리스터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멤리스터(Memristor)는 입력 전압의 크기와 길이 등에 따라 소자 내부의 저항 값이 바뀌며 정보를 저장하거나 처리하는 소자다. 들어오는 신호의 크기와 주파수에 따라 스파이크 발산 여부를 결정,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뉴로모픽 컴퓨팅의 핵심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김지환 MI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2020년 수천 개의 시냅스를 집적한 멤리스터 기반 뉴로모픽 칩 어레이를 개발했으며, 이를 발전시켜 이번 연구 성과를 냈다.


■ 와이어 없이 빛으로 신호 전달

이 칩은 LED 광원과 광감지 소자를 통해 빛으로 시냅스 간 신호를 전달한다. 보통 반도체는 미세한 와이어를 연결해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한번 만들어진 칩의 구조를 추후 필요에 따라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 연구진이 만든 칩은 와이어 연결 없이 빛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쉽게 센서를 추가하거나 다른 센서로 바꿀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재프로그래밍할 수도 있다. 논문 제1저자인 강지훈 MIT 박사후연구원은 "프로세서 레이어와 시각, 압력, 후각 등 센서 레이어를 원하는 대로 추가할 수 있다"라며 "높은 확장성을 지녀 '레고' 같이 재조정 가능한 인공지능 칩"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레고 방식 뉴로모픽 칩 (자료=MIT)

연구진은 'M' 'I' 'T' 등 특정 글자를 인식하도록 훈련시킨 인공 시냅스 어레이와 이미지 센서를 결합했다. 이미지 센서가 글자 이미지를 감지하면, 이미지의 빛 패턴이 LED 픽셀을 구성한다. 이 신호는 다시 인근 광감지 소자를 자극하고, 시냅스 어레이는 들어오는 LED 빛의 패턴과 강도에 따라 신호를 분류한다.

연구진은 이미지 센서와 광학통신부, 인공 시냅스 어레이로 구성된 이미지 인식 블록 3개를 합쳐 4㎟ 크기의 칩을 만들었다.


■ 인공지능 감각 센서,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한다 

동작 속도는 메가헤르츠 내지 기가헤르츠 수준이고, 전력 소모가 수 밀리와트 정도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낮은 전력으로 높은 효율을 내야 하는 에지 컴퓨팅에 활용이 기대된다. 다양한 감각 센서를 적용, 웨어러블 기기나 인공 스마트 피부 등 생체 기능 모방이 필요한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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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교수는 "범용 반도체 플랫폼을 만들고, 개별 레이어는 별도로 판매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라며 "이미지나 음성 인식 등 여러 종류의 신경망을 만들고, 소비자가 이를 선택해 기존 칩에 추가하게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MIT 기계공학과 교수 (자료=MIT)

이 연구는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삼성 글로벌 리서치 아웃리치 프로그램 등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