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고정관념 깬 LG전자, 새로운 '고객경험' 찾았다

스탠바이미, 캠핑TV, 게이밍TV 등 개인 맞춤형 제품 연달아 출시

홈&모바일입력 :2022/06/10 15:13    수정: 2022/06/11 20:23

LG전자가 신규 폼팩터를 적용해 출시한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제품들이 연달아 인기를 끌며 기존에 없던 고객경험 발굴에 성공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기에 개인화 스크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나만의 장소에서 원하는 자세로 콘텐츠를 즐기려는 고객 니즈를 파악해 집 안에 고정돼 있던 기존 TV 대신 개인 맞춤형 폼팩터를 적용한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캠핑 수요에 인기를 끌고 있는 ' LG 룸앤TV' (사진=LG전자,)

■ 원하는 곳에서 볼 수 있는 '맞춤형 이동식 스크린' 인기

인테리어 애호가들은 화면이 꺼져 있는 TV가 벽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모습을 '블랙 몬스터'라 부른다. 집 한구석을 차지하는 있는 검은 화면이 인테리어를 해치는 원인이라는 의미다.

LG전자는 "TV 화면은 고정돼 있다"는 정형화된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경험 혁신에 나섰다. 무선 이동식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캠핑 열풍에 인기 역주행을 거듭중인 LG 룸앤TV, LG 시네빔 프로젝터 등이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거실이나 방 한쪽 벽을 차지하던 블랙 몬스터가 맞춤형 스크린이 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LG 스탠바이미는 출시 후 6개월 이상 품절템으로 유명세를 얻었다가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산하는 족족 팔려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 제품의 인기가 지속되자 올 들어 월 생산량을 출시 초기 대비 3배 이상 늘렸다. LG전자 온라인브랜드샵(OBS)에서 스탠바이미를 구매하는 고객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많이 구매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LG전자는 인기에 힘입어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올 초에는 대만과 베트남에서도 출시와 동시에 사전예약 물량이 완판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룸앤TV는 캠핑 열풍과 맞물려 '감성캠핑에 최적'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룸앤TV의 월 판매량은 출시 직후 1천대 가량에서 지난해 말부터는 6천~7천대 가량까지 올라갔다. LG전자는 이 제품의 인기가 지속되자 화질과 디자인, 편의성을 보다 업그레이드한 룸앤TV 신제품도 추가로 내놓고 24일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LG 시네빔 프로젝터도 이동식 스크린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LG 시네빔 브랜드를 론칭한 후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LG 시네빔을 앞세워 지난해 국내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54%를 차지하며 확고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 인기 배경에는 고객경험 혁신과 확장

이 제품들은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이 강조하고 있는 고객경험 혁신과도 맞닿아 있다. 고객이 스크린에서 얻기를 원하는 혁신 경험을 '제대로' 제공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올 초 신년 메시지를 통해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으로 우리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LG전자는 스탠바이미 개발 및 출시에 기존 프로세스를 벗어나 처음으로 상품기획, 디자인, 마케팅, 품질 등 다양한 조직으로 구성된 별동대 형태의 프로젝트 태스크를 운영했다. 스타트업과 같은 기민한 개발 프로세스를 적용하기 위한 시도였다.

새로운 시도는 적중했다. 다양한 고객들의 시청 행태를 파악하고 연구한 결과, 가족이 공유하는 TV와는 별개로 개인화된 스크린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발굴할 수 있었다. 이는 곧 세상에 없던 바퀴 달린 무선 TV를 출시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됐다.

특히 이러한 시도는 고객이 TV 시청에 있어 가치 있게 여기는 경험을 파악하고 이에 중점을 둔 개발도 가능케 했다. 스탠바이미 개발 초기 LG전자는 화면 크기를 놓고 여러 안을 검토했는데, 사용자가 누워 있을 때에도 화면을 한눈에 확인하고 편안한 터치가 가능하도록 27형을 최종 낙점했다. 시청 자세에 화면 위치를 맞출 수 있는 로테이팅, 스위블, 틸트 기능의 작동 범위도 고객 의견을 반영했다.

LG 스탠바이미(사진=LG전자)

룸앤TV도 고객경험 확장이 적중한 대표 제품 가운데 하나다. 이 제품은 당초 1인 가구용 제품으로 출시됐다. 초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밀리며 판매가 저조했지만 캠핑 수요가 늘어나며 상황이 역전됐다. 4.5㎏으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로 휴대하기 편한데다,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시청할 수 있으며 무선인터넷, USB 등을 지원한다는 편의성이 알려지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최근 출시된 신제품은 최신 스마트 TV 플랫폼 '웹OS 22'를 기반으로 넷플릭스, 웨이브,애플 TV, 유튜브 등 국내외 OTT 서비스를 비롯 LG 피트니스, 틱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 제품은 에어플레이2를 지원해 애플 제품의 화면을 공유할 수 있고 무선 인터넷, 블루투스 등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스마트폰에서 선택한 음악도 들려준다.

LG전자는 캠핑장 등 야외 공간에서도 더 선명한 화질을 볼 수 있도록 시야각이 탁월한 IPS 디스플레이에 기존 제품 대비 20% 높은 휘도를 적용했다.

제품 디자인은 더 고급스러워졌다. 부드러운 느낌의 곡선과 화이트 색상으로 마감한 외관 디자인은 어떤 공간에도 잘 어우러진다. 이 제품은 세계적 권위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받았다. LG전자는 캠핑족들을 위한 우드 색상을 적용한 모델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 거거익선 트렌드 역행한 40인치대 TV도 인기

LG전자, 게이밍에 최적화된 48인치 올레드 TV. (사진=LG전자)

한편 기존 TV 제품 가운데서도 시장 트렌드를 역행하는 신제품을 출시해 새로운 고객경험 혁신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게이밍 TV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40인치대 올레드 TV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초대형 TV를 선호하는 거거익선 트렌드에도 '게이밍 TV'로 자리매김하며 게이머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실 게이밍 TV라는 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인 2020년부터다. LG전자는 당시 세계 최초로 48인치 올레드 TV를 출시해 주목 받았다. 이 제품은 ▲0.1ms의 빠른 응답속도 ▲다양한 그래픽 호환기능 ▲게임 장르별로 최적의 화질 설정을 도와주는 게이밍 보드 ▲총 4개의 HDMI 2.1 지원 등 기존 올레드 TV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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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여세를 몰아 더 작은 크기인 42인치 올레드 TV를 지난달 출시했다. 올레드 TV 가운데 가장 작은 제품으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40인치대 OLED TV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55% 늘어나며 총 147만 3천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들의 숨은 니즈와 다양한 페인포인트를 적기에 파악하고 제품 기획부터 구매, 사용, 사후관리까지 전 단계에서의 고객 여정에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