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두창 공기전파 가능성…마스크 벗기 힘들어진다 [영상]

헬스케어입력 :2022/06/10 10:21

온라인이슈팀

원숭이두창이 아프리카 밖 지역에서 발생한지 한 달 만에 29개국에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데다 공기 전파 가능성도 대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국내에선 확진자 보고가 없지만 코로나 방역지침이 완전히 해제되더라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환자의 손. 곳곳에 물집이 잡혀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주 여행객들에게 원숭이두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가 삭제했다. CDC는 지침 철회에 대해 여행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NYT는 CDC의 조처는 적어도 짧은 거리에서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당초 원숭이두창은 전파력이 강하지 않아 코로나19와 같은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에어로졸 형태로 전파될 수 있는 코로나19와 달리 원숭이두창은 환자의 병변이나 체액을 직접 접촉하는 경우에 주로 감염된다.

하지만 원숭이두창 환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공기 중 전파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전염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운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도 있었다. 2017년 나이지리아에서 감염자와 직접 접촉이 없었던 의료진 2명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는 것이다.

원숭이두창 발생 초기에는 젊은 남성 성소수자들이 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가 많았다. 또 환자가 타인과 밀접하게 접촉하면서 감염이 확산됐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지 않고 해외 방문도 하지 않은 소수의 감염 사례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공기로 전파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로자먼드 루이스 WHO 긴급 대응 프로그램 천연두 사무국장은 타인과의 밀접 접촉이 주된 전파 경로라고 강조하면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 형태의 미세 침방울에 의한 감염 여부는 아직 완전히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의 경우 바이러스 입자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커 비말을 통한 감염은 가능하지만 코로나19처럼 에어로졸을 형태로 감염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지 않더라도 감염될 가능성은 있지만 전파력이 아주 높지는 않다는 뜻이다.

비말 감염은 침, 콧물 등 환자가 직접적으로 내뱉은 물방울에 섞인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비말의 경우에도 2m 반경 내에서 주변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지만 무게 때문에 곧 바닥으로 떨어진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의 경우 비말을 통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감염시킬 수는 있지만 공기 감염, 에어로졸 감염이 되지는 않는다"며 "공기 감염이 가능했다면 지금 확진자 규모는 수백 명이 아니라 수만 명, 수십만 명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8일 원숭이두창(Monkeypox)을 제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를 발령했다. 확진자 격리일수는 원숭이두창의 감염력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3세대 백신 도입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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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이 이날부터 법적으로 2급 감염병 지위를 갖게 되면서 의료기관 등은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 24시간 내에 방역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확진자는 입원 치료 대상으로서 격리의무가 생긴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