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냐 피인수냐... ARM 운명은?

인텔·SK하이닉스 이어 퀄컴도 인수 컨소시엄 구성 의사 밝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6/01 14:32    수정: 2022/06/01 17:55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대주주인 소프트뱅크(SB)가 내년 3월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ARM을 뉴욕증시에 상장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 의향을 드러내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월 엔비디아와 ARM 매각 협상을 중단한 이후 내년 3월 말까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ARM을 상장하는 방안을 택했다. 이를 통해 2016년 ARM 인수 당시 투자한 320억 달러(약 38조원)를 회수하겠다는 것이 소프트뱅크의 구상이다.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내년 ARM 상장을 앞두고 업계 컨소시엄 구성 방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ARM 케임브리지 본사. (사진=지디넷닷컴)

그러나 ARM은 각종 반도체 설계와 명령어셋 등을 원하는 회사와 규모에 관계 없이 이를 공급하고 있으면 스마트폰과 자동차, 서버용 프로세서와 카메라 등 거의 모든 분야의 기업들이 ARM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다.

이 때문에 특정 업체가 ARM을 인수할 경우 반도체 핵심 기술의 중립성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엔비디아도 지난 2년간 주요 업체의 반발과 각 국가별 경쟁 당국의 심층 조사를 받은 끝에 결국 ARM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지난 3월 말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여러 국가 업체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 확보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퀄컴도 컨소시엄 구성 의사를 밝혔다.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경쟁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여러 경쟁사들과 함께 ARM 지분을 매입해 지금처럼 중립적인 위치에 두겠다는 것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사진=씨넷)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ARM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며 우리 업계의 개발 과정에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그는 "소프트뱅크와 잠재적인 투자에 대해 어떤 형태로도 접촉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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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겔싱어 인텔 CEO 역시 지난 2월 말 "업계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을 인수하는 건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주요 업체들이 ARM 컨소시엄 지분 구성이나 인수 후 통제 방안 등을 놓고 본격적으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