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애플과 '앱스토어 소송' 뒤집기 시동

"1심법원이 시장 잘못 해석"…'국가안보 위협' 주장도 반박

홈&모바일입력 :2022/05/31 10:53    수정: 2022/05/31 16:0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1심에서 애플에 완패했던 에픽게임즈가 반격에 나섰다.

에픽게임즈는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진행될 애플과의 반독점 소송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지난 주 연방법원 판결에 반박하는 변론 취지서를 제출했다고 특허전문 매체 포스페이턴츠가 전했다.

이번 문건에서 에픽은 애플이 내세운 '국가안보 위협’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애플은 앱스토어 관리 권한을 제한할 경우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에 대해 에픽은 “애플의 국가안보 위협 주장은 재판에서 거론된 사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안이다"면서 “(국가 안보 위협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가 법정조언자 의견서에서 언급했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사진=씨넷)

■ 에픽 "애플도 안드로이드가 iOS 주된 경쟁자 인정했다"

두 회사 소송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시장 획정문제였다.

1심 소송 당시 에픽은 애플과의 분쟁이 'iOS용 앱을 위한 시장'에서 벌어진 문제라고 주장했다. iOS 앱 시장에서 애플이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근거로 에픽은 애플이 iOS 운영체제란 전방시장(foremarket)의 독점적 지위를 기반으로 앱 배포 및 결제란 후방시장(aftermarket)까지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팀 스위니 에픽 CEO와 팀 쿡 애플 CEO

반면 애플은 에픽의 주장은 iOS가 운영되는 방식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 맞섰다. 애플은 앱스토어가 모바일 시장 점유율이 훨씬 더 큰 안드로이드 뿐 아니라 게임 콘솔, 스팀 같은 PC 생태계와도 경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렇기 때문에 반독점 행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애플의 논리였다.

에피은 항소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이 부분을 집중 공격했다.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에픽은 “애플이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iOS의 주된 경쟁자는 안드로이드란 사실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 '모바일 게임' 공방으로 봤던 1심법원 판단에도 의문 제기 

두 회사간 공방은 2020년 8월 에픽게임즈가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앱 내에서 인앱결제 외에 다른 방법으로 결제하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시작됐다.

애플이 에픽의 이 같은 행위는 앱스토어 규칙 위반이라면서 포트나이트를 퇴출시켜버린 것. 에픽이 이에 반발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1심에선 애플이 사실상 완승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오클랜드 지원의 이본느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지난 해 9월 애플과 에픽 간 반독점 소송 1차 판결에서 핵심 쟁점 10개 중 9개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인앱결제 뿐 아니라 외부결제로 연결되는 링크를 허용하라는 판결만이 유일하게 애플이 패소한 부분이었다. 특히 애플은 앱스토어가 연방 및 주 독점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본느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

로저스 판사의 이런 판결은 두 회사가 공방을 벌이는 시장을 폭넓게 해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로저스 판사는 디지털 게임 시장을 네 가지 세부 분야로 나눴다.

첫째. 모바일 게임

둘째. PC게임

셋째. 콘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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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이중 애플과 에픽 간 소송의 쟁점이 된 것은 ‘모바일 게임’이라고 판단했다. ‘디지털 모바일 게임 거래’를 둘러싼 공방이라고 본 것이다. 로저스 판사는 애플 내부 자료를 토대로 애플의 모바일 게임 시장 점유율이 57% 내외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