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칩 강자 브로드컴, 77조원에 VM웨어 인수

현금·주식교환 병행…MS의 블리자드 인수 이어 올 두번째 큰 규모

방송/통신입력 :2022/05/26 23:10    수정: 2022/05/27 10:3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통신칩 강자 브로드컴이 클라우드 전문기업 VM웨어를 610억 달러(약 77조원)에 인수한다.

CNBC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25일(현지시간) 현금과 주식교환 방식으로 VM웨어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식 교환 비율은 25일 브로드컴 종가를 기준으로 책정됐다. VM웨어 주주들은 한 주당 현금 142.50달러나 브로드컴 보통주 0.2520주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있는 브로드컴 본사. (사진=위키피디아)

이번 합병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690억 달러)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시간을 좀 더 넓히더라도 이번 합병보다 규모가 큰 것은 2017년 성사된 델의 EMC 인수(670억 달러)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통신용 반도체 분야 강자인 브로드컴은 VM웨어를 손에 넣으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 왕성한 식욕 보여주던 브로드컴, 2019년 이후 첫 대형 인수 

브로드컴은 최근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 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9년 시만텍 보안사업부에 이어 CA테크놀로지스를 손에 넣으면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브로드컴의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퀄컴 인수 시도다. 브로드컴은 지난 2017년 11월 퀄컴에 1천300억 달러(144조8천억원) 규모 인수 제안을 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퀄컴 한 주 당 현금 60달러와 주식 10달러 씩 지급하는 브로드컴의 제안은 퀄컴 주가에 28% 프리미엄을 인정한 좋은 조건이었다.

미국 팔로알토에 위치한 VM웨어 본사.

하지만 브로드컴은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에 막히면서 결국 퀄컴 인수에 실패했다. 트럼프는 이듬 해인 2018년 3월 “싱가포르 법에 따라 운영되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할 경우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합병 금지 명령에 서명했다.

관련기사

VM웨어는 지난 해 11월 델 테크놀로지스에서 분사했다. 당시 델은 VM웨어 지분 81%를 트래킹주식 형태로 보유했다. 트래킹주식은 모기업에서 분리된 별도 사업부문의 주식을 뜻한다. 델 테크놀로지는 모든 주주에게 특별 현금 지급으로 VM웨어 지분 81%를 처분했다.

VM웨어는 델에서 떨어져나온 이후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야심적으로 펼쳐왔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