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양자암호원칩으로 보안 높이고 국방·공공 사업 도전

케이씨에스와 협력해 연내 'Q-KEV7' 개발할 예정

방송/통신입력 :2022/05/25 09:00    수정: 2022/05/25 13:17

SK텔레콤이 국내 암호분야 강소기업들과 함께 양자난수생성(QRNG)으로 보안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해 국방 및 공공 사업에 도전한다. 또한 SK텔레콤은 QRNG 칩과 관련해 글로벌 사업자와도 긴밀하게 논의를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25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IDQ와 함께 QRNG 칩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의 국내 암호 개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SK텔레콤은 케이씨에스와는 QRNG와 암호통신기능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 암호 원칩(Quantum Crypto chip)'을 개발하고 있다.

QRNG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한 난수를 생성해 인증·금융·메신저 등을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의 생태계 확대를 위해 국내 강소기업 및 해외에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들과도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 "QRNG 칩, 소프트웨어 기반 라이센스 모델이 목표"

이날 SK텔레콤은 앞으로의 QRNG 전략에 대해 ▲양자암호 기술 고도화 ▲전문업체와의 상생 ▲시장 확대와 제품 다변화 등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개발1팀장은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되면 저희가 생각하는 QRNG 다음 도메인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개발1팀장

수년간 양자암호통신을 연구한 SK텔레콤은 양자 난수를 발생시키는 기술을 확보한 뒤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파트너 회사를 찾았다. 이후 팹리스 회사인 비트리와 자회사 IDQ가 설계 및 기술 파트너로 참여했다. SK텔레콤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QRNG 칩셋을 공동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개발된 칩셋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갤럭시 퀀텀' 스마트폰 시리즈에 탑재됐다. 

엄상윤 IDQ 한국지사장은 갤럭시 퀀텀 이후에도 국내외에서 QRNG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 지사장은 "국내에서는 암호화 모듈, 은행권, 자동차, 가전, 사물인터넷(IoT), 생체인증 등에서 사례를 만들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로 사례를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IDQ는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통신망 가입자 인증 서버에서 QRNG를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미국 기업과는 문서보안 분야에 데이터 무결성을 입증, 일본 기업과는 파워그리드 및 차량사물통신(V2X), 호주에서는 군용 레이더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엄 지사장은 "사례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퀄컴, 인텔 등 글로벌 사업자와 협업해 QRNG가 탑재된 칩을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팀장은 "퀄컴 및 다른 곳들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는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궁극적으로 QRNG 비즈니스가 가야 할 모습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라이센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SK텔레콤이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그 소프트웨어가 IP 라이센스로 퀄컴 등 칩에 들어가 QRNG로 기능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며 "저희는 당연히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기술 개발과 파트너십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퀀텀4 출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갤럭시 퀀텀3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우호적인 관계로 양자를 바라보고 있다"며 "SK텔레콤은 삼성전자에서 단말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조업체들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 SKT, 케이씨에스와 양자암호 원칩 'Q-KEV7' 만든다

이날 SK텔레콤은 QRNG칩을 케이씨에스가 가진 암호칩과 올해 12월까지 양자 암호 원칩인 'Q-KEV7'로 원칩화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SK텔레콤은 Q-KEV7을 내년 상반기까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을 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씨에스는 IoT 기반 다양한 제품 및 디바이스에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는 암호칩 'KEV7'을 독자개발한 기술 기업이다. KEV7은 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KCMVP 인증을 획득, 국내 암호칩 중에서 가장 높은 보안 등급을 받았다. 

SK텔레콤은 앞으로 케이씨에스의 암호칩에 QRNG 칩을 탑재할 예정이다. 케이씨에스의 칩이 이미 암호인증을 받은 만큼, SK텔레콤은 협력을 통해 인증과정을 단축하고 원가비용 등을 낮춰 상품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케이씨에스는 양자암호 원칩으로 드론 등 국방 무기체계 사업, 한전 등 공공기관 사업, 월패드 등 홈네트워크 보안 시장으로 진출을 추진한다. 양사는 특히 국방 분야에서 앞으로 보안이 강력하게 요구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QRNG를 토대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한직 케이씨에스 상무는 "군무기체계는 특히 향후 보안이 더 강력하게 요구될 분야다 보니 QRNG가 탑재된 원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 분야에서도 전력망, 철도망, 철도제어시스템 등에 QRNG 원칩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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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KCMVP를 획득했는데도 QRNG와 협업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안은 깨질 염려가 굉장히 많다"며 "해킹 수준이 점점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보안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QRNG가 탑재된 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도 강소기업과의 협력으로 QRNG의 저변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동우 팀장은 "출발점은 모두 협업의 구조"라며 "SK텔레콤과 IDQ가 강소기업에게 어떤 걸 공급하고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해 먼저 정의하고, 강소기업에게도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업구조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