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자율주행 로봇 등 신흥 기술 협력 강화에 합의한 가운데, 미국의 관련 첨단 원천기술이 국내로 들어오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4일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 겸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은 "첨단 산업으로 갈수록 국제 관계 전반에서 기술이 중요해진다"며 "양국 간 투자는 물론 국내에 기업 간 리서치 센터 설립·관련 장비 업체 유치를 유도하는 등 미국의 원천 기술이 태평양을 건너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세계 로봇 관련 기술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해왔다. 산업용 로봇 제조와 로봇 부품 시장은 일본이 우세하다. 뒤늦게 로봇 시장에 주력하는 한국은 지능형 로봇에 필요한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원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기초 기술 연구 지원을 강화해 산업의 기틀을 닦고, 기업은 응용 기술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로봇은 반도체와 배터리를 잇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이라며 "AI·IoT·빅데이터·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이 총 결집된 분야라는 점에서 실기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 "한·미 기술 협력은 중국과 격차 벌일 기회"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에 따른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박기순 교수는 "한국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에 등을 돌린다는 흑백논리보다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기술 협력, 디지털 통상을 위한 행보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첨단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동안 무섭게 따라오는 중국과 격차를 벌일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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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산업 고도화 로드맵인 '중국 제조2025'에서 로봇을 주요 육성 사업으로 낙점했다. 2013년부터는 세계 최대 로봇 시장으로 부상한 뒤 각국 기업의 로봇 제품 위탁생산을 도맡으며 관련 기술과 인프라를 키워오고 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 공동 선언에서 자율주행 로봇 등 핵심·신흥 기술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한 뒤 로보틱스·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첨단 산업에 50억달러(약 6조 3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LG전자, 삼성전자, KT,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로봇을 신산업 분야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