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전 역대급 적자에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 추진

발전사업자에 줄 정산금…SMP 급등 시 평시 수준 정산가 한시 적용

디지털경제입력 :2022/05/24 15:14

정부가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를 추진한다. 전기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동시에 올 1분기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의 경영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이 같은 제도의 신설을 담은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등의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을 보면 직전 3개월 동안의 SMP 평균이 과거 10년 동안의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에 해당할 경우 1개월 동안 평시 수준의 정산가를 적용한다. 상한 가격은 평시 수준인 10년 가중평균 SMP의 1.25배 수준으로 정한다.

실제 연료비가 상한가격보다 더 높은 발전사업자에는 실제 연료비를 보상해주고, 그 외 용량요금과 기타 정산금은 제한 없이 지급함으로써 사업자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주는 게 골자다.

한국전력 나주 본사

앞서 한전은 올 1분기 7조7천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한전은 이에 따라 가능한 자구 노력을 진행하는 등 경영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전은 석유·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 발전사들로부터 전력을 사들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SMP가 급등하면 한전이 발전사들에 제공할 정산금도 급증하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달 SMP는 kWh(킬로와트시)당 202.11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200원 선을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해 동월(76.35원)보다 164.7%나 급등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수요 회복으로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벌어져 발전 원료인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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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기준 유연탄 가격은 t(톤)당 436.07달러로 1년 전 대비 214% 상승했고, 2년 전보다는 622%나 급등했다. 유가도 1년 전보다 56%, 2년 전 대비로는 156% 각각 올랐고 LNG 역시 1년 전보다 18%, 2년 전과 비교해 398% 각각 상승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 신설은 향후 국제 연료가격 급등 등에 따라 국내 전력시장가격(SMP)이 상승하고 전기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전기사업법에 정부와 전기사업자 등이 전기소비자를 보호하도록 규정되어 있던 내용을 이번 고시 개정을 통해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