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소프트웨어나 인간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움직이며 미로를 빠져나오는 소프트로봇이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NCSU)과 펜실바니아대학 공동 연구진은 열에 반응하는 액정 탄성중합체를 이용, 리본 모양으로 꼬아 놓은 막대기 형태의 소프트로봇을 제작해 학술지 PNAS에 2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마치 파스타의 일종인 '로티니'를 닮은 모양이다. 이 로봇을 55℃ 이상의 표면에 놓으면 표면에 닿은 부분은 수축되고, 닿지 않은 부분은 변화 없이 상태를 유지한다. 이는 리본 모양 로봇이 굴러가게 만든다. 표면 온도가 높을수록 로봇은 더 빠르게 구른다.
이 로봇은 장애물을 만나면 스스로 방향을 바꾼다. 리본 모양 막대기의 가장자리 부분이 장애물에 부딪히면 로봇은 살짝 구르며 장애물을 피해 움직인다. 로봇의 가운데 부분이 장애물에 닿으면 로봇은 저장돼 있던 에너지를 분출해 몸을 튕겨 뛰어오르며 장애물에서 벗어난다. 로봇은 장애물을 벗어날 때까지 몇 차레 튕겨오르는 행동을 반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반복된 실험을 통해 이 로봇이 다양한 미로 모양의 환경에서 빠져나올 수 있음을 보였다. 가정용 로봇 청소기가 장애물을 피해가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컴퓨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차이다. 연구진은 이를 '컴퓨팅 지능'과 대조되는 '물리적 지능'이라고 소개했다.
관련기사
- 압력 느끼고, 손상 감지하면 자가 치유...진짜 같은 로봇 팔 나오나2022.02.22
- 유연하게 움직이는 소프트로봇에 쓰일 '트렌스포머 배터리' 개발2022.05.03
- 해 진 후에도 열일하는 태양전지?2022.04.06
- LG전자, 4개 사업본부 대수술...고객 지향 솔루션 체제로2024.11.21
주변 환경에서 발생하는 열에 반응해 움직이는 에너지 하베스팅 특성도 갖췄다. 연구진은 이 로봇이 자동차 천장이나 고기를 굽는 그릴 위에서도 작동함을 보였다.
이 로봇은 모래 위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모래 언덕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향후 사막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 논문 교신저자인 지에 인 NCSU 기계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자연 환경에서 수확한 에너지로 구조화되지 않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소프트로봇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