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심화·개인정보 유출...'먹구름' 낀 명품 커머스

영업적자 늘고 규제 당국 조사까지...지속 성장 '물음표'

유통입력 :2022/05/22 08:30    수정: 2022/05/22 08:54

명품 커머스 플랫폼 발란·트렌비·머스트잇의 지난해 영업 적자가 모두 심화되고, 최근 발란의 꼼수 할인·개인정보노출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명품 커머스 플랫폼에 '먹구름'이 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트렌비, 발란, 머스트잇 명품 커머스 3사 영업적자는 모두 전년보다 늘어났다. 트렌비는 지난해 영업적자 330억원을 기록하면서 3사 중 가장 큰 손실을 냈고, 2020년까지 흑자를 유지하던 머스트잇도 지난해 10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발란은 네고왕 꼼수 할인, 과도한 반품비 논란 등으로 규제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명품플랫폼 3사

■ 발란, 적자 심화에 공정위 조사까지…‘적신호’ 켜져

발란은 지난해 3사 중 가장 큰 매출(521억원)을 냈지만, 영업적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전자상거래법(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등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꼼수 할인 이벤트와 과도한 반품비 청구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을 받아온 발란은 이번 주 전상법 위반 혐의로 서울시 강남구 본사 현장 조사를 받았다. 또 발란은 올해 3월과 4월 총 두 차례 해킹 사고를 이용자가 동일 사건으로 이해하도록 고지해 대외적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발란 익스프레스 김혜수 광고

지난해 발란 매출은 521억원으로 전년 매출 24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2020년 63억원에서 지난해 185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광고선전비 190억원을 사용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지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 트렌비·머스트잇도 적자 심화 직면...업계 "소비자 신뢰 회복해야"

트렌비 홍보 모델 김희애

트렌비와 머스트잇도 지난해 영업적자가 심화됐다. 트렌비의 경우 매출은 2020년 171억원에서 지난해 21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도 101억원에서 330억원으로 커졌다.

아울러 트렌비는 이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360만원 과태료도 부과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트렌비는 개인정보 처리 시스템 접근 권한을 아이피(IP)로 제한하지 않아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접속 기록을 1년 이상 보존, 관리하지 않았다.

다만 트렌비 관계자는 “영업적자가 심화된 것은 맞다”라면서도 “인력, 해외지사 확장 등 투자로 인한 적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정보 유출 건은 작년 9월 발생된 것으로, 과태료 360만원은 경미한 수준의 경고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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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잇 홍보모델 주지훈

머스트잇 역시 매출이 2020년 120억원에서 지난해 199억원으로 성장했지만, 2020년 영업이익 14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2011년 설립 이후 10여년 간 흑자 경영을 이어오다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종 악재가 겹치게 되면서 과열됐던 명품 플랫폼 시장 경쟁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보다는 진정성 있는 경영 행보를 통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