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대학에서 해양생물학을 가르치는 학자이자 다이버인 안젤라 질트너는 이집트 홍해에서 잠수를 하다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여러 마리의 큰돌고래들이 몇몇 특정 산호초에 몸을 긁으며 지나가는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돌고래들이 몸을 긁는 산호초는 정해져 있었다.
질트너 등 연구팀은 돌고래의 행태와 산호초의 성분을 분석, 돌고래가 피부병 치료나 예방 등 의료 목적으로 산호초에 몸을 긁는 것이라는 설명을 제시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i사이언스(iScience)'에 19일(현지시간) 실렸다.
큰돌고래가 산호초군에 붙어 사는 원통형 해양 생물인 폴립들을 휘젓자 이들 폴립은 점액을 냈다. 돌고래가 자주 몸을 긁는 생물 3종의 점액을 분석한 결과, 항박테리아나 항산화성 등의 특징을 가진 17종의 물질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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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산호초에서 나오는 점액이 큰돌고래 피부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하고, 치료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돌고래들의 휴식처나 모임 장소 역할을 하는 산호초 일대가 돌고래를 위한 병원 역할도 하는 셈이다.
논문 교신저자인 거트루트 몰록 유스투스리비히대학 교수는 "이들 대사 물질이 돌고래의 피부 상태를 유지하고 감염에 대해 예방적 혹은 부가적 처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