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에 백신과 의약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3일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북한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통일부는 북한 동향을 관찰 중이라면서 향후 대북지원 등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통일부는 올해 남북협력기금으로 보건의료 협력 관련 예산 954억 원을 편성해 놓은 상태다. 그렇지만 이를 부처 재량껏 사용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통일부 차덕철 대변인 직무대리는 “국제사회나 남북 간 지원이 이뤄지게 될 경우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우리 통일부가 갖고 있는 협력기금에 대한 구체적인 예산안을 결정하게 된다”며 “거기에 맞춰 결정된 예산의 집행이 이뤄지는 절차”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는 북한의 관련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고려 요소나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산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북한에 대한 방역 지원은 방역적 문제로만 접근할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대북지원은 전반적인 대북관계의 진전 상황과 대화 여건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더 진전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협의가 진행된다면 이 상황에 맞춰 방역지원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저희 쪽에서 먼저 이 지원들에 대한 문제를 방역당국 차원에서 논의할 부분들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의 대북지원 언급을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통일부 등 관계부처가 움직이리란 전망과 함께 미국과의 사전협의나 조율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다소 의구심이 나온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지원을 북한이 수용할지는 또다른 이야기다.
관련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유열자들에게서 채집한 검체 분석 결과 오미크론 변이(BA.2)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확대돼 현재 35만 명의 유열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12일 하루에만 1만8천여 명의 유열자가 새로 발생했으며, 총 6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12일 당 중앙위원회 제8차 정치국회의를 열고, 국가방역사업을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는 문제와 관련 결정서를 채택했다. 같은 날 김정은 위원장은 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하고, 비상방역사항을 지도했다.
북한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나 중국의 시노백 백신 모두를 거부한 바 있다. 미접종 상태로 대거 확진자가 발생할 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최악의 경우, 사망자 150여만 명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