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 물건이 없어요" 해외여행객은 황당...이유는?

인터넷입력 :2022/05/13 13:15

온라인이슈팀

#. 지난달 괌으로 태교 여행을 다녀온 유모 씨(30) 씨는 A화장품 브랜드의 립글로스를 구매하기 위해 출국 때 인천공항 면세점에 들렀지만, 제품이 품절돼 구입하지 못했다.

입국할 때도 입국장 면세점에서 다시 한번 해당 제품을 찾았지만, 마찬가지로 품절이어서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유 씨는 “오랜만에 떠나는 해외여행이어서 면세점 쇼핑을 잔뜩 기대했는데 품절 상품이 많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내국인에게 적용됐던 국내 면세점 구매한도를 없애는 개정 관세법 시행규칙이 시행된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공항 이용객들이 오가고 있다. 2022.03.21.

하늘 길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면세점을 찾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전과 달리 '품절' 상품이 많아 면세점 쇼핑에 헛걸음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국제공항 해외 입출국 인원은 하루 평균 5000명 대까지 주저 앉았는데 지난 3월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에 이어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까지 나오며 4월 하루 평균 입출국 인원은 2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기대감과 가정의 달 연휴로 5월 1일부터 10일까지 하루 평균 입출국 인원은 2만7000여 명으로 늘었다.

공항을 이용하는 입출국 인원은 올해 계속 증가할 전망인데 이에 따라 면세점 매출도 전년 대비 상승세다. 그러나 면세 업계는 본격적인 손님맞이를 위한 물량 확대에는 아직 소극적이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전만 해도 인천국제공항 해외 입출국 인원은 하루 평균 20만 명에 육박한 만큼 아무리 입출국 인원이 살아나고 있다고 해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10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 면세점 월 매출은 2조원에 육박할 만큼 전성기를 누렸는데 당시 대량으로 물건을 사들였던 면세업계는 코로나19로 물건을 되팔 수 없게 됐다. 이후 악성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수입 통관 절차를 거친 면세품을 판매하는 등 상당히 애를 먹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출이 늘었다고 하지만, 현재 매출의 90%는 중국 보따리상의 화장품 매출에서 나온다"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 보따리상들이 주로 찾는 화장품 물건 위주로만 물량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패션 상품의 경우 유행을 많이 타다 보니 사놓은 물건이 재고로 남을까 물량 확대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면세업계는 중국 보따리상 중심의 매출 증가가 이어지며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은 하락하는 기형 구조가 올 1분기에도 이어졌다.

신라면세점은 1분기 매출이 97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70% 급감한 127억원에 그쳤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61.2% 성장한 7721억원을 기록했지만, 21억 영업손실을 보였다.

여기에 물류 대란 역시 면세점 품절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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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물류 운임 비용이 올라간 영향으로 유럽에서 물건을 사오기가 더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