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 도입 성큼…각국 도입 준비 한창

세계 중앙은행 90% 추진…한은도 확장기능 모의 실험 중

컴퓨팅입력 :2022/05/12 07:27    수정: 2022/05/12 08:31

세계 각국이 실물 화폐를 대체할 디지털 화폐(CBDC) 발행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통화 패권 경쟁 수단으로서 대체될 것이란 예상과 함께 실물 화폐 대비 장점을 지니면서도 또다른 디지털 결제 수단인 암호화폐 대비 위험도가 낮은 점이 CBDC 활용을 앞당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BDC 발행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국가가 예년에 비해 늘어났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6일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 81곳 중 CBDC 관련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이 90%로 나타났다. CBDC를 개발했거나 시범 운영 중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26%로 전년 14% 대비 약 두 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62%는 CBDC에 대한 실험 및 개념증명(PoC)을 수행 중이라고 답했다.

CBDC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미국도 최근 입장을 바꿨다. 그간은 기축 통화로서 공고한 지위를 갖고 있는 달러를 발행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입지 변화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그러나 CBDC가 경쟁 관계인 중국을 비롯해 세계 전반에서 통화로 발행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3월 관련 기술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흐름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CBDC 모의실험 시스템 개발을 다음달 말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21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연말까지 진행된 1단계 모의 실험에서는 제조, 발행, 유통, 환수, 폐기 등의 기본 기능 구현 및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연초부터 다음달 말까지 진행되는 2단계 모의실험에서는 IC카드 또는 스마트폰 접촉 등 통신 단절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결제, 디지털 자산 구매, 국가 간 송금 등의 확장 기능을 구현하고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 적용 여부도 점검할 예정이다.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BIS 혁신허브에서 진행 중인 CBDC의 국가 간 연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BIS는 지난해 4월 중국,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의 실시간 송금, 무역 및 외환거래 대금 결제 등 국가 간 지급 업무 수행 가능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를 개시한 바 있다. 이후 9월에는 호주,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 중앙은행과 복수 통화 CBDC 플랫폼을 구축해 국가 간 거액 지급 속도, 비용, 투명성 등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CBDC 발행을 검토하는 국가들이 주목하는 효과는 결제 시스템의 효율화다. 암호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에 비해 금융기관들을 거치게 되는 실물 화폐의 결제 시스템은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효율이 떨어진다. CBDC는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어 이런 측면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신흥 시장국 중앙은행 부총재 회의 관련 BIS 문서는 "현금 사용 감소와 개인 디지털 결제 서비스의 증가를 고려해 현금처럼 쓰이는 디지털 결제 수단 제공을 검토하게 된다"며 브라질, 홍콩, 멕시코, 남아프리카, 아랍에미리트 등의 국가가 이에 해당된다고 짚었다.

디지털 자산이면서도 암호화폐가 지닌 금융 리스크를 갖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9일 발간한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CBDC가 대중에게 신용과 유동성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대중에게 제공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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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반면 CBDC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결제 수단을 표방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지원 자산의 유동성과 위험과 관련된 투명성 부족으로 취약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고정된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디페깅' 현상이 나타난 '테라'는 Fed의 이같은 우려를 방증하는 사례다. 가치 유지를 위해 연계된 네이티브 토큰 '루나'와 함께 시세가 하락하면서 테라 시세는 지난 10일 이후 고정 가치였던 1달러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