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짱구는못말려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힐링IP 만난 짱구

느긋함 강조한 게임성...게임 속에서 휴식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

디지털경제입력 :2022/05/11 09:00

지난 4일 닌텐도스위치로 출시된 '짱구는못말려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짱구는못말려)는 두 가지 지적재산권(IP)의 결합으로 관심을 받은 게임이다.

느긋한 감성과 80년대 풍경을 떠오르게 하는 게임성으로 일본 내수용 힐링게임으로 자리잡은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와 확실한 캐릭터성으로 한국에도 많은 팬층을 확보한 짱구는못말려 IP가 손을 잡은 이 게임은 짱구가 가상의 시골 마을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용자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짱구를 조작해 시골 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며 사진을 찍고 이를 그림으로 일기장에 저장하며 플레이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게 되는 점도 특징이다.

게임 내 활동은 낚시를 하거나 심부름을 하는 등 자극적인 요소가 전혀 없이 잔잔하게 구성됐다. 게임 플레이를 반복할 수록 마을을 탐험할 수 지역의 넓이가 확장되는 등 반복플레이에 대한 보상도 준비가 되어있지만 그렇다고 다회차 플레이를 강제하는 것도 아니다.

이벤트 역시 미니게임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라 이벤트를 감상하는 수준으로 피로감이 전혀 없는 구성이다. 느긋한 풍경을 만끽하듯이 게임을 즐기는 것이 목적인 게임인 셈이다.

다만 이런 게임의 특징은 다양한 형태의 인게임 플레이, 원작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보듯 드라마틱한 기승전결과 쉴 틈 없이 벌어지는 이벤트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점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짱구는못말려를 비판할 수는 없는 것이 애초에 다양함과 북적거림을 원하는 이들을 타겟으로 한 게임이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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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명에 짱구가 적혀있지만 이 게임의 진짜 주인공은 짱구와 그 원작이 갖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가 아닌 나의여름방학 시리즈 특유의 지나간 추억을 떠오르도록 유도하는 풍경 묘사와 그 분위기 조성이다. 짱구는 그 느긋한 공간 속에 이용자를 대신해 자리하고 있는 나의 분신에 가깝다.

느긋함이라는 요소가 무척 강하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게임이지만 모든 캐릭터의 음성이 한국어 더빙이 됐으며 게임 그래픽 역시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분위기로 구성됐다. 3D이긴 하지만 쉘셰이딩 기법으로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그려진 캐릭터가 2D로 구성된 배경 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나도 모르게 느긋하게 이를 바라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