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배터리 열 관리 기반 화재 예측 기술 개발

전기차 및 ESS 안전성 향상 기여 기대

과학입력 :2022/05/09 08:55    수정: 2022/05/10 10:52

스마트폰이나 노트북PC를 쓰며 충전과 방전을 거듭하다 보면 배터리 발열이 심해지고 수명은 줄어드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낀다. 하지만 장기간의 충방전 과정이 수명이나 발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은 리튬이차전지의 장기 충방전 과정이 수명과 발열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배터리 화재까지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발열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스마트폰과 전기차, ESS 배터리 화재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통형 전지의 발열 특성을 측정하는 실험 모습 (자료=KERI)

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이용민 교수 연구팀이 공동 연구했으며, 연구 성과는 학술지 '저널 오브 파워소스(Journal of Power Sources)' 5월호에 실렸다. 

리튬이차전지를 안전하게 쓰기 위해서는 열 관리가 중요하다. 온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지면 전지 성능이 빠르게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은 전지의 초기 특성에 따라 설계되고 있어 장기간 사용하면서 성능이 저하된 전지의 특성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널리 쓰이는 원통형 이차전지(2.85Ah)를 대상으로 다양한 충방전 조건에서 1천 회 이상 실험해 얻은 170만여 건의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지 사용 횟수에 따른 저장 용량 변화를 단순한 수치로만 제시했던 기존 연구들과는 달리, 충방전 속도가 배터리 수명과 발열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학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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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이러한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통계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 배터리의 장기 성능 분석에도 성공했다. 상용 소프트웨어와 연계해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충방전 조건이 전지의 수명과 내부저항, 발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통계학적 분석 및 전산해석 기법을 이용한 배터리 사고 예측 데이터 (자료=KERI)

하윤철 박사는 "그동안 '2년 이상 사용한 기기는 신형 스마트폰보다 발열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험적인 추측에만 머물렀다면, 우리의 성과는 통계 분석 및 전산 해석 기법을 통해 문제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라며 "파우치 및 캔형 등 다양한 형태의 전지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데 도움을 줄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