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물인터넷(IoT) 가전 전문 인력과 관련 플랫폼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는 세계 스마트 가전 시장 규모를 338억 달러(약 42조 9천4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연 평균 성장률 17.7%를 보이며 2026년 764억달러(약 97조 1천 44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수혜로 스마트홈 가전 수요가 늘어난 뒤 관련 기술과 정책도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 국내 가전 업계는 IoT 가전 제품 출시 '열공'
국내 가전 기업들도 IoT 가전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스마트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 5G, IoT 등 미래 기술을 최고 수준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에 연결된 스마트 가전을 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TV로 스마트 싱스 앱을 열고 TV, 에어컨,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가전을 제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가전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겠다며 내세운 '팀 삼성(기기 간 연결)', '캄테크(맞춤형 가전 구동 서비스)'도 IoT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IoT 플랫폼으로 '씽큐(ThinQ)'를 만들었다. LG전자가 연일 강조하는 '업(UP) 가전' 서비스도 씽큐 앱을 통해 제공된다. 업 가전은 소비자가 사용하던 가전 제품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업데이트해주는 서비스다. LG전자도 씽큐를 IoT 플랫폼으로 집안 가전을 모두 연결한 스마트홈을 구성하고 해당 서비스를 지속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웨이, SK매직 같은 렌탈 가전 기업들도 제품에 IoT 기능을 더하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 2015년 렌탈 업계 최초로 IoT 기반 '스마트에어 케어' 서비스를 내놓았다. 실내 공기 환경을 측정해 보여주고, 이에 맞춰 공기청정기를 구동한다.
SK매직도 AI 기능을 적용한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실내 공기 환경에 맞게 제품이 스스로 구동되고, 이를 IoT 앱으로 확인하고 제할 수 있다.
■ "IoT가전 전문 인력 부족"
IoT 가전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자,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은 관련 인력 양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5개 유망 신산업 중 하나로 IoT가전을 꼽았다. 관련 산업 인력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내다보고 "교육부·고용부 등 관계부처와 범부처 인력양성 협업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IoT 가전 관련 인력 규모를 2020년 기준 약 6만 9천명으로 분석했다. 2년 만에 약 2.2배 증가한 수치다. 이어 향후 10년 간 약 4만명 증가해 2030년이면 약 10만 8천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산업부는 IoT 가전 인력이 부족한 점을 문제로 봤다. 2020년 말 기준 인력 부족률은 3.2%로 집계됐다. 지능형 가전 인력이 가장 부족했다. 학력별로 보면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인력 부족이 두드러진다. 대졸 인력 부족률은 5.5%, 석·박사 인력 부족률은 3.4%다.
이에 산업부는 산업 기술 인력 양성·공급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산업인재기획팀 관계자는 "2020년부터 매년 미래 신산업을 선정해 5년 간 석·박사 전문인력양성을 지원하고 있다"며 "현재 지원 중인 '스마트 센서', '보안' 분야가 IoT가전은 물론 모바일, 바이오헬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초 기술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홈 플랫폼 시장, 질적·양적 성장 필요
한편에서 전문가들은 IoT 가전 시장의 바탕인 스마트홈 플랫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책연구기관 산업연구원의 심우중 신산업실 전문연구원은 "미국, 중국의 IT 대기업은 스마트홈 플랫폼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스마트홈 산업의 해외 종속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 된다"고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서 분석했다. 앞으로 스마트홈 플랫폼이 가전 제품 경쟁 우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면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심 연구원은 데이터관리 및 활용, 상호 운용성 표준 등 스마트홈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진입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플랫폼의 현지화 개발도 필요하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스마트홈 정책과 관련해 소비자의 사생활과 보안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한다"며 개인 데이터 보안 역량을 강화하며 시장이 질적·양적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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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IoT 산업 전체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한 선제적 시장 분석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존 제도·관행이 새로운 기업의 출현과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발표를 담당한 공정위 황정애 사무관은 "IoT 신산업 육성과 관련한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안을 살펴보고, 시장 참여자들이 말하는 관련 인증·절차 간소화 등 플랫폼 관련 상황을 포괄적으로 살필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의 수직적 위계를 이용해 일방에게 불리한 계약 조건을 거는 등 시장 경쟁 유인을 떨어트리는 점이 있는지 확인해 IoT 플랫폼 시장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