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5년 뒤 반도체 수출 30%↑"…설계 점유율 1%

"2027년 반도체 1700억달러 수출"…한국 팹리스 점유율, 중국에도 밀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5/06 16:57

취임을 나흘 앞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반도체 수출을 30% 늘리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온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하기로 했다. 대한민국은 반도체 강국이지만 설계(팹리스) 분야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1%에 그친다. 중국보다 못하다.

6일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따르면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027년 반도체 수출액을 현재보다 30%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연구개발(R&D)을 강화해 지난해 1천280억 달러를 기록한 수출액을 2027년 1천700억 달러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 센서 등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지적된 분야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29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사진기자단=뉴시스)

차세대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특징으로 한다. 차량용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인수위는 국내 중소형 팹리스 회사가 설계한 칩을 공용 공장(팹)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팹리스는 다품종 소량 생산인 까닭에 비교적 수익성이 낮다고 평가됐다. 대기업이 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하는 반면에 중소 팹리스 회사는 각자도생했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를 키우려면 위탁 생산(파운드리)과 함께 설계 분야도 키워야 한다”며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국내 팹리스 실력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교육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학계 전문가는 “정권 교체를 앞두고 얘기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이 모자라 팹리스가 부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디자인을 벗어나 새로운 개념으로 작동하는 반도체를 설계하려면 창의적이어야 한다”며 “그동안 정부가 과제를 주면서 돈을 쏟아부었지만 팹리스가 크지 못한 데에는 교육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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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C인사이츠

미국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본사가 위치한 국가를 기준으로 지난해 세계 반도체 설계 부문에서 한국 기업의 매출 점유율은 1%에 불과했다. 중국(9%)과도 크게 벌어졌다. 1등은 퀄컴·엔비디아·AMD 같은 회사를 가진 미국이다. 미국 팹리스 매출 비중은 68%로 압도적이다. 대만이 21%로 2등이지만 미국과 2배 이상 차이난다.

종합반도체회사(IDM)를 포함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운 한국이 미국(54%)에 이어 지난해 시장 점유율 22%를 차지했다. 대만(9%)과 유럽(6%)·일본(6%), 중국(4%)을 앞섰다. 파운드리는 뺀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