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 타고 수건 배달·안내·방역도 '척척'...호텔로 간 로봇

AI매핑·라이다·3D카메라 첨단 기술 적용...서비스 로봇시장 지속 성장 전망

디지털경제입력 :2022/05/03 13:28

호텔에서 로봇의 활동 영역이 늘고 있다. 최근 로봇 전문 기업 뿐만 LG전자 등 대기업과 통신사도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나섰다. 이들의 로봇은 로비에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객실로 물품을 배달한다.

몇년 전만 해도 호텔 로봇은 해외 토픽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었다. 2015년 일본 헨나 호텔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로봇을 직원처럼 활용해 기네스북에 올랐다. 미래 산업으로서 로봇의 가치가 더 높아진 지금, 국내 호텔 곳곳에서도 서비스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 AI 매핑, 라이다, 3D카메라 활용해 객실로 물품 배송

호텔에서 로봇의 주된 역할은 객실 호출에 응해 물품을 배송하는 일이다.

로봇 전문 기업 로보티즈, LG전자, KT는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간 이동하는 로봇을 내놓았다. 이들 로봇은 AI로 건물 구조를 매핑(mapping)해 자율주행한다. 레이저로 물체와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LiDAR)와 3D카메라 등을 달아 장애물과 계단도 피해간다.

서울 명동 헨나호텔에 공급된 로보티즈의 호텔 서비스 로봇 집개미 (사진=로보티즈)

로봇 전문 기업 로보티즈는 자율주행 AI로봇 '집개미'를 공급하고 있다. 집개미는 국내 최초로 '로봇팔'을 장착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층간 이동한 뒤 객실 문을 노크한다. 로보티즈는 이 기능을 수행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 개발했다.

로보티즈는 지난해 8월 서울 명동 헨나 호텔에 집개미를 공급한 뒤 올해 2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에도 선보였다. 올해는 파라다이스시티 등 국내 대표 5성급 호텔 20곳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대기업군에서 로봇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재작년 LG클로이 서브봇을 출시하고 병원, 호텔, 사무실에 물품 배송용으로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경기도 광명의 테이크 호텔에는 서랍 3칸에 최대 15kg까지 물품을 실을 수 있는 로봇을 공급했다. 여러 객실에서 한번에 호출해도 다수 목적지를 순차적으로 들린다.

호텔 직원이 LG 클로이 서브봇의 서랍에 고객이 주문한 와인을 담고 있다. (사진=LG전자)

이어 올해 3월에는 바이 메리어트 수원 호텔에 2단 서랍형 LG 클로이 서브봇을 선보였다. 서랍을 2칸으로 구성해 와인을 세로로 운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LG전자 측은 "LG 클로이 로봇은 1:1 고급 컨시어지 서비스에서 비대면 배송 서비스까지 호텔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 서비스 플랫폼 사업 의지를 밝힌 KT는 현대로보틱스와 손잡고 기가지니 호텔로봇 N봇(N bot)을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 공급했다. 기가지니를 객실 전화 시스템과 연동해 로봇을 호출한다. 호출된 로봇은 비쥬얼 SLAM(Simultaneous Localizaion and Mapping) 기술로 호텔 곳곳을 지도화해 스스로 엘리베이터로 층간 이동한 뒤 업무를 마치면 충전 스테이션으로 자동 복귀한다.

KT는 롯데호텔과 로봇, AI 관련 협약을 맺으며 "변화하는 호텔산업의 흐름과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DX(다바이스경험) 사례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델이 대구 메리어트호텔&레지던스에 적용된 KT AI 호텔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KT)

■ 로비에서는 안내·방역·보안 기능 '톡톡'

로봇은 호텔 로비에서 안내와 방역, 보안 기능에도 활용된다.

LG전자는 지난달 클로이 가이드봇을 서울 롯데월드 호텔에 공급했다. LG클로이 가이드봇은 고객에게 객실과 호텔 주요 시설, 주변 관광 정보를 안내한다. 로비에 전시된 예술품을 해설하는 도슨트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서비스를 지원해 보다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해가 저물면 내장된 카메라로 외부 출입을 감지한다.

KT는 지난해 서울 강남구 안다즈호텔에 AI 방역로봇을 선보였다. 로봇이 호텔 로비를 돌아다니면서 바닥과 공간을 방역한다. 이 로봇은 인체에 무해한 222nm 파장의 UV 램프를 탑재해 사람 바로 옆에서 방역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고객이 지나간 자리를 바로 살균해 방역 효율을 높였다.

■ "서비스 로봇 도입율 상승할 것"

호텔에서 물품을 배송하고, 로비에서 안내를 도맡는 역할은 서비스 로봇의 한 단면이다. 이 같은 기능은 병원, 사무실, 식당 등에서도 유용하다. 때문에 서비스 로봇 시장은 지속해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재작년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를 약 8천억원으로 추산했다. 전년 대비 5.4%, 연 평균 6.4% 성장한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서 2026년까지 연간 평균 24.9%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첨단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어서 앞으로도 서비스 로봇 도입율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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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20 세계 연간 서비스 로봇 관련 특허 공개 추이(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계 서비스 로봇 관련 특허 출원·등록 수도 매년 크게 증가하는 중이다. 재작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2만 8천개 이상의 특허가 공개됐다. 2011년부터 10년 동안 삼성전자가 서비스 로봇 관련 가장 많은 특허를 냈고, 퀄컴·IBM·보잉·인텔이 뒤따랐다. LG전자는 6위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2022 지능형 로봇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생활 밀접 시설에 서비스 로봇 1천 600대 이상을 보급, 실증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