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하며 배달 시장 규모는 25조원 이상으로 커졌다. 배달원(라이더)들은 자가격리 중인 확진자들에게도 묵묵히 배달하며, 보람을 느껴왔다. 우린 필수 노동자로 불린다.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란 얘기다. 그런데 배달의민족(배민)은 산업 성장을 역행하는 ‘배달료 깎기’로, 라이더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있는 배민 본사(우아한형제들) 앞이 라이더 300명의 오토바이로 가득찼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일반 노조 배달플랫폼 지부는 배민의 배달 거리 산정 기준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오류 시정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작년 말 배민 노사는 라이더 배달료 산정 기준을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로 변경하는 데 합의했다. ▲675m미만 시 기본료 3천원 ▲675~1천900m 시 3천500원 ▲1천900m 이상 시 3천500원과 100m당 80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게 변경안 골자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배민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영국 시스템 기반의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배달료를 깎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실거리 요금제는 주행 가능한 거리만큼 책정한 비용”이라면서 “배민은 배달료 절감을 이유로, 오류투성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매일 라이더 한 명당 200~500m 오류가 발생해, 하루 200원씩 손실이 발생한다”며 “배민원(1)이 한 달 1천만건 이상 배달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를 환산하면 배민은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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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배민이 배달 거리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자체 프로그램을 실생활에 통용되는 내비게이션으로 바꾸고, 그간 라이더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배민이 업계 1위, 시장점유율 선두 기업이 맞는지 묻고 싶다”면서 “실거리 기준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라이더를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 라이더 300명은 배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배민 라이더 소속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 사무실 인근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노조는 “배민이 지속해서 라이더를 기만할 경우, 더 큰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