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의 수명을 늘이려면 전지 소재 자체의 특성뿐 아니라 소재 입자 간 구조와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과 퍼듀대학, 미국 에너지부 공동 연구진은 컴퓨터 비전과 X레이 단층촬영을 통해 배터리 충방전 중 소재 입자의 변화와 손상 과정을 관찰해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 양극재를 구성하는 입자 2천 개를 식별했다. 이어 크기와 모양, 표면 거칠기 등 개별 입자의 특성과 함께 입자들 간 상호작용 빈도와 모양 변형 등 입자 구조에 대한 데이터를 측정했다. 이들 요소가 이차전지의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생기는 입자 손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10번 이상 충방전을 반복했을 때에는 입자가 둥근 모양을 유지하는 정도나 입자 부피와 표면적 간 비율 등 개별 입자의 특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충방전 횟수가 50회를 넘어서자 입자 사이의 거리, 입자 모양의 변형, 미식축구 공처럼 길쭉한 모양의 입자들이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 정도 등 입자들의 집단이 보이는 특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는 이차전지의 수명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소재 자체의 특성뿐 아니라 소재 입자들의 전체적 구조와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다. 자기장이나 전기장을 활용, 입자들이 서로 일정하게 정렬하게 하는 방법 등을 연구진은 제안했다.
현재 이차전지 소재 연구는 주로 코발트 등 고가의 희귀금속 원료를 보다 값싸고 자연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소재로 대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를 이끈 펭 린 버지니아공대 교수는 "소재의 입자들이 전기적 신호에 보다 빠르게 반응하게 하는 전극 구조를 만들면 배터리 충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라며 "비용은 낮고 충전은 빠른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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