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에 한 건만 처리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 수요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배달원(라이더) 고용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업자인 우아한청년들, 쿠팡이츠가 라이더와 직접 계약하던 기존 형태에서, 서울 일부 지역 배달대행 업체를 낀 라이더가 배달하는 기류가 근래 흐르고 있다.
25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서울 강남구에서 접수된 배달 건을 대행 업체에 위탁하는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원(1) 역시,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와 배달 업무 위임 관련 계약을 이달 초 체결했다.
부릉 라이더가 배민1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현재 강남, 서초, 마포, 용산, 종로, 서대문, 중구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올 초부터 강남 대행업체와 별도 계약을 맺고, 이른바 ‘강남특공대’ 라이더를 모집하고 있다. 향후 강남 외 지역으로 ‘테스트베드(시험 공간)’를 확장할 방침이다.
통상 단건 배달 시장에선 라이더와 플랫폼 사업자(쿠팡이츠, 우아한청년들)가 직접 계약 관계를 구축한다. 일반 배달의 경우, 배달대행 업체를 더한다. 쿠팡이츠, 배민1을 이용하는 자영업자에게 배달 주문이 접수될 때, 사업자와 직접 계약한 라이더가 업무를 처리한다.
일반 배달의 경우, 부릉(메쉬코리아)과 바로고, 생각대로(로지올) 등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점주가 지역 대행업체로부터 라이더를 공급받아 서비스한다. 금번 쿠팡이츠, 배민1의 외주 계약은 단건, 일반 배달 시스템이 혼합된 체계다.
이런 계약 구조가 등장한 건 단건 배달 시장이 커지며, 주문한 음식을 빠르게 받길 희망하는 고객들이 증가했기 때문. 플랫폼 사업자는 피크타임 할증 등 라이더 수익 증대 방안을 강구하며 인력 확보에 나섰고, 자연스레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다.
단건 배달 경쟁이 들끓던 지난해, 우아한청년들 영업비용은 7천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4% 치솟았다. 외주용역비와 교육훈련비는 각각 지지난해보다 약 216%, 101% 늘어난 5천741억원, 118억원으로 집계됐다. 빠른 배달 사업(배민1) 파이를 키우고자, 라이더 관련 비용 짐이 늘어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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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업계가 대행업체를 낀 외주 방식의 새 단건 배달 계약 시스템에 곁들인 건, 비용 부담을 덜며 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전략으로 읽힌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1 일부 배달에 대한 부릉과의 협업은 곧 라이더 풀을 늘려 단건 배달 경쟁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기 정부 국정 과제 중 배달 라이더 관련 문제와 업계 복잡한 계약 구조 등이 주요 현안"이라며 "정부 규제를 피하면서, 동시에 배달 성수기를 맞아 주문건수가 높은 지역 외주화로 운영비를 절감하려는 플랫폼 사업자의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