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랜드에서 팬미팅을?' 엔터와 협력 강화하는 SKT

엔터 업계, 메타버스로 팬들과 소통 강화

방송/통신입력 :2022/04/26 07:56    수정: 2022/04/26 09:40

신예 걸그룹 빌리의 팬인 이 모씨(25)는 지난달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진행된 '더 팬 라이브' 빌리 팬미팅에 참여했다. 이프랜드에 구현된 '빌리' 랜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이씨는 이후에도 다른 팬들과 함께 빌리 랜드를 찾고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멤버들이 캐릭터를 직접 꾸미고 들어와 팬들과 소통하는 게 특별하게 느껴졌다"며 "이후에도 팬들끼리 이프랜드에서 '빌리랑 다락방 챌린지' 등 새로운 챌린지를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챌린지는 빌리 멤버들의 모습이 볼류매트릭으로 구현된 다락방 앞에서 팬들이 춤을 추는 챌린지다. 이프랜드에서 진행된 팬미팅이 팬덤을 결집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가 된 셈이다. 

빌리 멤버들이 볼류매트릭으로 구현된 다락방. (사진=이프랜드 캡쳐)

25일 방문한 빌리 랜드에는 팬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가득했다. 랜드 곳곳에 빌리의 사진이 걸려 있었고, 한켠에는 볼류매트릭 기술로 만들어진 빌리 멤버가 서있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팬들이 챌린지를 진행하는 다락방 안에는 멤버들이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구현돼 있었다. 

이처럼 최근 SK텔레콤은 더 팬 라이브 코너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협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3월 미스틱스토리와 협업으로 만든 빌리 랜드에 이어 최근에는 RBW와 함께 '벚꽃엔딩' 랜드에서 걸그룹 퍼플키스의 팬미팅도 열었다. 팬미팅은 유튜브로 동시 송출돼 이프랜드 앱을 다운받지 않은 팬들도 감상할 수 있었다.

■ 엔터 업계, 메타버스에서 팬들과의 접점 강화

빌리는 이프랜드 더 팬 라이브의 첫 주자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진행된 팬미팅에서 팬들은 빌리와 함께 춤을 추고 대화를 나누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 미스틱스토리도 이프랜드에서 진행된 팬미팅이 팬들에게 특별하게 다가갔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미스틱스토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팬들과 대면해 추억을 쌓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특별하고 의미있는 만남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메타버스를 떠올렸다"며 "빌리와 팬들이 입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여해주신 많은 팬분들이 빌리와 새로운 공간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 자체를 너무 신기해하셨다"며 "팬분들의 만족도가 높아 앞으로도 메타버스 및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원활한 교류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가 이프랜드 내부에서 걸그룹 빌리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프랜드 캡쳐)

빌리에 이어 지난 21일 진행된 퍼플키스의 팬미팅은 '퍼플키스와 함께 떠나는 메타버스 벚꽃산책'을 테마로 진행됐다. 팬들은 스타의 어린시절 사진 맞추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퍼플키스와 소통했다. 

퍼플키스의 이프랜드 팬미팅에 참여한 인원은 유튜브를 포함해 총 6천명 정도. 지난해 데뷔한 신인 가수임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의 특성상 국내팬 뿐만 아니라 해외팬도 다수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서 팬들과의 접점을 만들기 어려워지자, 엔터 업계는 메타버스로 눈을 돌렸다. 지난 2020년 네이버Z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진행된 블랙핑크 팬사인회는 업계에 메타버스 내에서도 팬미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 

당시 팬들은 블랙핑크 아바타 멤버들과 만나 사인을 주고받고 사진도 촬영할 수 있었는데, 오프라인 팬사인회를 연상시킬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이후 엔터 업계는 제페토와 이프랜드로 팬들과의 접점을 찾는 셈이다. 

■ 연내 추가될 NFT, 엔터 업계와 시너지 강화할까

전문가들은 시공간 등의 제약으로 인해 특정 팬들만 갈 수 있었던 오프라인 팬미팅과 다르게 메타버스 팬미팅은 스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갈 수 있다는 점이 소속사와 팬덤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간다고 분석한다.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는 "팬들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스타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고 소속사 입장에서도 메타버스에서 팬미팅을 진행하면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내수에만 머물렀던 팬미팅의 규모를 해외로까지 넓힐 수 있는 셈"이라며 "팬미팅이야말로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라는 플랫폼 특성에 딱 맞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실감형 콘텐츠가 나오고 통번역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언어 문제가 해결되면 대규모 팬미팅이 훨씬 적극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이프랜드 내부에서 엔터 업계와의 협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빌리와 퍼플키스가 참여한 더 팬 라이브를 앞으로도 매달 진행한다. 현재 걸그룹 우아 등이 라인업으로 확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SK텔레콤이 이프랜드에 추가할 새로운 기능들이, 앞으로 엔터 업계와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연내 이프랜드에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마켓플레이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저들이 소품, 아바타, 의상 등을 제작해 서로 사고팔 수 있는 방식이다. 

이프랜드 '벚꽃엔딩' 랜드 (사진=SK텔레콤)

확대되는 게임 요소도 기대해볼만 하다. SK텔레콤은 연내 이프랜드에 게이미피케이션적인 요소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저들이 주사위, 다트 등 소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미니게임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유저가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아바타와 랜드 제작 플랫폼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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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능들이 구현된다면 케이팝 스타들도 이프랜드 내부에서 NFT를 활용한 팬사인회를 진행하거나, 무대의상이나 응원봉 등을 NFT로 제작해 판매할 수 있다. 빌리의 팬들이 자체적으로 챌린지를 만들었던 것처럼 게임이나 콘텐츠, 랜드를 만드는 모습도 점쳐볼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이프랜드 내부에서 케이팝 콘서트를 진행했고, 올해는 팬미팅을 선보였다"며 "앞으로 케이팝 스타들의 콘서트나 공연 등을 볼류매트릭 기술로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엔터 업계와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