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한국서 작년 1조7천억원 벌어…사회공헌은 ‘찔끔’

기부금 3억7000만원…"기부 인색 vs "백신으로 공중보건 위기 극복 기여"

헬스케어입력 :2022/04/22 11:26    수정: 2022/04/22 14:32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만 1조7천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전년도 대비 4배 가량의 매출 상승 실적을 올렸지만 기부금은 절반 가량 줄였다.

전자공시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국화이자제약의 지난 2020년 12월부터 작년 11월 30일까지 매출은 1조6천939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의 3천919억 원 대비 4배 가량 상승한 수치로, 코로나19 백신 및 먹는 치료제 공급에 따른 매출 증대로 분석된다.

매출은 4배 가량이 늘었지만 기부금은 반토막이 났다. 작년 화이자의 감사보고서상 기부금액은 총 3억7천만 원. 이는 전년도의 7억7천만 원에서 4억 원이 줄어든 금액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사진=미CNBC 뉴스 캡처)

막대한 매출을 올렸으니 사회공헌에 더 많이 참여할 것을 강제할 수는 없다. 기부금이 적다고 마냥 비판을 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화이자가 우리나라의 공중보건에 기여한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동시에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활용해 천문학적인 매출을 달성했다는 점은 함께 고려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화이자의 사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공유가치 창출(CSV) 관점에서 여러 시사점을 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미국은 이를 자선행위를 중심으로 발전시켜 왔고, 사회공헌활동, 지역사회에 공헌, 환경문제에 대한 배려나 기부행위 등으로 분류·강조하고 있다. 이 관점에서 미국 기업인 화이자의 매출 대비 낮은 기부금에 대한 비판의 지점이 존재한다.

관련기사

반면, 공유가치 창출 관점에서 볼 때 화이자의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백신’ 개발 및 상용화를 통해 팬데믹 극복에 기여했다는 점.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문제의 해결이 함께 추구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한국법정책학회의 ‘공정사회를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조세’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은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기업의 이익환원’을 ‘고용’ 다음으로 큰 사회적 책임이라고 응답하고 있어, 한국화이자제약의 향후 기업 전략도 이러한 국민 의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