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더하우스오브더데드, 닌텐도 스위치 만난 세기말 건슈팅

원작 게임성은 그대로...다소 부족한 조작감 개선은 필수

디지털경제입력 :2022/04/19 11:36

오락실.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 달라지며 자연스럽게 추억 속으로 사라진 시설이다. 그리고 오락실이 점차 자취를 감추는 과정에서 집에서는 즐길 수 없는 체감형 게임들도 그 힘을 많이 잃어버렸다. 건슈팅 장르는 오락실의 흥망을 함께한 대표적인 장르다.

화면에 나타나는 누가 봐도 악당처럼 생긴 캐릭터에게 총 모양의 컨트롤러를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기면 되는 직관적인 게임성. 명중될 때마다 화려한 이펙트와 함께 쓰러지는 적 캐릭터 등 건슈팅 장르는 체감형 게임이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갖추고 있다. 누구나 쉽게 게임에 적응하고 게임 시작 10초만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이야기다.

더하우스오브더데드는 오락실의 마지막 전성기였던 90년대 중후반을 장식했던 호러 건슈팅 게임이다. 인간이 아닌 좀비가 등장한다는 점이 이 게임이 타 건슈팅 게임과 가장 차별화 되는 점이다. 한 번에 쓰러지는 적이 아닌 연사를 해야 겨우 적 하나를 쓰러트릴 수 있는 설정을 도입해 좀비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긴장감을 게임에 그대로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또한 나를 공격하려는 좀비의 팔을 쏴서 공격을 저지하는 상호작용, 이용자 선택에 따라 진행이 달라지는 분기 요소 등 당시 게임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요소를 도입해 건슈팅 장르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게임으로 꼽히기도 한다.

오락실에서 즐기는 만큼은 아니지만 직관적인 재미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닌텐도스위치로 리메이크 된 더하우스오브더데드의 특징이다.

게임 진행은 화면을 겨냥해 다가오는 적을 쓰러트리는 원작 그대로의 형태를 따른다. 다만 총 모양 컨트롤러가 아닌 조이콘을 화면에 겨냥하는 방식이라는 차이는 있다. 오락실의 총 모양 컨트롤러(건콘)은 광센서를 활용해 화면상의 조준점을 인식하는 형태다. 

보정을 해줘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더 정확한 조준과 빠른 반응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오락실에서 건슈팅 게임을 해본 이들이라면 내가 총을 쏜 이펙트가 화면에 정확한 자리에 빠르게 그려지는 것을 체험한 바 있을 것이다.

더하우스오브더데드 리메이크는 조이콘에 내장된 중력센서를 활용해 화면에 조준점을 만드는 방식이다. 아무래도 세밀한 조작이 어려우며 반응 속도 역시 건콘에 비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조작이 원작보다 불편한데 게임 난이도는 원작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결국 이 두 요소가 더해져 게임의 난도와 불편함이 더 크게 체감되는 결과를 낳았다.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다가 갑자기 겨냥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조준이 틀어지게 되면 이용자가 잘못 하지 않았음에도 손해를 봐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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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과거 닌텐도 위로 출시된 모션 컨트롤러 활용 건슈팅 게임에서 주로 나타나던 증상이다. 십수 년 전 출시된 게임에서 문제가 됐던 요소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은 개발사가 다소 안일하게 게임 개발을 진행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추억을 떠올리며 간단하게 즐길만한 게임이기는 하지만 오락실에서 하던 것처럼 고득점을 위해 파고들어 즐길수록 불합리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게임이 됐다. 추후 업데이트로 조준 보정을 확실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