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보를 보는 두 시선...'메기' vs '문어발'

3분기 개시 예정…업계 기대와 우려 엇갈려

금융입력 :2022/04/18 17:17    수정: 2022/04/19 07:31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허가를 획득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가칭)이 오는 3분기에 자본금 1천억 원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바라보는 보험업계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빅테크 자회사로 출발하는 만큼 업계 전반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메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과 오히려 그점 때문에 물을 흐리는 '문어발' 기업이 될 거라는 시각이 동시에 존재한다.

■ 오는 3분기 본격 영업 시작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보험이 결합된 디지털 손해보험사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디지털 보험사로 본허가를 획득한 첫 사례다. 

카카오페이 CI

디지털 보험사는 총 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 90% 이상을 전화·컴퓨터 등 통신수단으로 모집해야 하며, 대면 영업은 할 수 없고 전부 비대면 영업으로 운영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종합손해보험사 자격을 갖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자동차보험도 선보일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측은 자동차보험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자동차보험을 선보일 생각은 없다"며 "종합손해보험사로 인가받았지만 처음엔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으로 시작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가 각각 지분 60%, 40%를 투자해 만든 카카오페이 자회사다.

기존 업계와 갈등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출범이 순탄할 것 같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첫 선을 보일 미니보험이 업계에서는 골칫덩어리 '적자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존 손보사들도 마이너스 수익률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는 분야다.

미니보험의 경우 장기보험보다 저렴한 보험료와 짧은 가입기간 때문에 수익성을 높이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험연구원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초기 고객 확보를 위해 미니보험을 앞에 내세우겠지만, 미니보험으로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어 결국에는 장기보험을 분명 선보일 것 같다"고 예상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경우 플랫폼 이점을 통해 보험상품의 가격 경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 경쟁이 과도할 경우 업계 전반의 역마진을 불러와 기존 업계와 마찰을 불러울 수 있다.

전국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 노조는 금융위가 카카오라는 신흥재벌에게 특혜를 줬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등장하면서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금융노조는 계속해서 반대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회사와 협업 '긍정적' 가능성 있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플랫폼에 기반한 보험사인만큼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 정성희 정책연구실장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플랫폼 사업자를 보험업자로 허용한 첫 케이스"라며 "초반엔 일반 보험회사들이 위기를 느끼겠지만, 나중에는 협업 상생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영업이기 때문에 일단 시중 보험료보다 싸지 않을까 추정된다"며 "카카오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온라인 사업자들이 밟았던 전철을 그대로 밟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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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황인창 연구위원도 "미니보험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에게 필요한 다른 보험을 파는 전략을 펼치면 수익성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손보 측은 "아직 본인가 단계지만, 새로운 디지털 기반 손보사를 만들 것"이라며 "기존 편견을 뛰어넘는 보험을 통해 금융 소비자 편익 증대 몇 관련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