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도 음악을 연주한다.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학교 연구진은 대장균을 그래핀 표면에 접촉시키면 진폭 수 나노미터 수준의 진동이 일어남을 감지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대장균의 편모가 그래핀에 닿으면서 진동을 일으킨 것이다. 대장균 한 마리가 그래핀을 드럼 삼아 연주한 셈이다. 연구진은 이때 발생한 진동을 감지,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변환했다. 이는 권투 선수가 펀치백을 때리는 것의 100억 분의 1 수준의 강도다.
이 발견은 향후 항생제 내성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래핀의 진동이 감지된다면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항생제가 효과가 있으면 진동은 사그라들다 완전히 사라진다. 그래핀은 세포 하나에만 닿아도 진동을 일으킬 정도로 민감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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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이끈 파보드 알리자니 박사는 "앞으로 이 그래핀 기반 단일 세포 항생제 민감도 측정 플랫폼을 최적화해 다양한 병원성 박테리아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의료 현장에서 항생제 내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 개발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