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2시 국립중앙의료원 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동안 개별 언론사나 복지부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한 해명은 있었지만, 계속 의혹이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자는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불필요한 염려를 야기하고 있다”며 “자녀들의 의대 편입이나 병역 판정에 대해 근거가 없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녀들의 문제에 있어 저의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다”며 “의대 편입이나 병역 처리 과정은 최대한 공정성이 담보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편입학 논란과 관련 “학사편입 선발과정은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학사편입 전형은 2단계에 거쳐 진행되며, 1단계는 학사성적(200점), 공인영어(100점), 서류전형(200점) 점수의 합으로 3배수를 선발한다. 최종 2단계에서는 1단계 점수의 합계와 면접고사(100점)와 구술평가(200점)를 합해 800점 만점으로 평가해 선발이 이뤄진다.
1단계 평가는 객관적 자료와 수치 결과를 중시하는 선발 절차이며, 2단계는 개별면접 평가로 진행된다는 게 정 후보자의 설명이다. 정 후보자는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이름과 직장을 기재할 수 없고, 위반 시 불이익을 받는다”고 밝혔다.
관련해 편입과정에서 심사위원은 총 50여 명이 참여했으며, 의대의 임상교수가 30%, 생화학 등 기초의학교수가 70%로 구성돼 각 시험에 배정됐다는 게 후보자 측 해명이다. 정 후보자는 “심사위원 배정은 시험 당일에 무작위로 임의 배정을 하게 돼 누가 심사를 하게 될 지 알 수 없다”며 “이중삼중의 투명한 견제 장치가 마련돼 편입 절차가 진행되므로 청탁 등이 불가능한 공정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또 정 후보자는 편입전형의 평가 결과도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딸의 경우, 1단계 평가에서 학사성적이 100점 만점에 93.7점으로 합격자 33명 중 16위였다고 전했다. 서울대 졸업 성적은 4.3 만점에 3.77이었고, 영어성적은 TEPS 855점으로 11위였지만, 서류평가는 28위로 다소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단계 평가에서는 면접점수 15위, 구술평가 19위로 최종 합산한 점수 순위로는 33명 중 27위였다고 밝혔다.
아들의 편입 성적은 1단계 평가에서 학사성적은 100점 만점에 96.9점이었고, 경북대 졸업성적은 4.5 만점에 4.33점이었다는 게 후보자 측 설명이다. 합격자 17명 중 2위였다는 것. 영어성적은 TEPS 881점으로 3위였으며, 서류평가는 6위였다는 게 정 후보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2단계 평가는 면접점수 8위, 구술평가 10위로 최종 점수 순위는 17명 중 7위였다는 것. 특히 학사성적과 영어성적의 합산 점수는 17명 중 1위였습니다.
정 후보자는 “두 자녀 모두 주관성이 개입되는 면접과 서류평가 점수가 기계적으로 산출되는 학사, 영어성적보다 낮다”며 “편입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자원봉사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자녀들이 참여했던 경북대병원의 자원봉사는 누구든지 신청하면 별도 제한 없이 봉사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며 “자원 봉사를 신청하기 위해 별도의 부탁이나 청탁을 할 필요성 자체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담을 통해 봉사 내용을 결정하며, 환자의 안전을 요하는 활동은 제한된다”며 “주로 환자 이동시 보조적 역할, 환자의 휠체어를 잡아주거나, 길 안내, 물품전달 등의 활동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 후보자의 아들이 대학생 때 KCI 논문 두 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는데 유일한 학부생이며, 두 편 논문 모두 1달 만에 학술지에 등재됐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해당 논문 2편은 제가 속한 의과대학이 아닌 아들이 재학했던 공과대학의 전공 관련 논문”이라며 “아들이 논문작성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지도교수님과 진로상담을 하던 중 U-헬스케어 분야에 평소 관심이 많아 논문작성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님은 전공 소양과 외국어 실력 등을 판단해 논문작성에 참여시켰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논문작성을 위해 주로 필요한 자료의 검색과, 외국자료 번역과 편집을 담당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3, 제4 공저자로 등재됐다”고 전했다.
정 후보자는 “공과대학에서는 학부생이 논문에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런 사례가 유일한 것이 아니다”면서 “두 논문 모두 학회에서 검토를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학술지에 등재되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대 교수인 지도교수와 저는 친분 관계가 없었으며, 교수님은 저와 아들의 관계도 몰랐다”며 “연구 참여에 대한 어떤 청탁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교육부에서 저희 자녀의 편입학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아들의 병역 판정에 대한 정 후보자의 해명도 있었다. 이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아들은 19살인 2010년 11월에 첫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이때는 재수 중이어서 입영 연기를 신청, 재학 중이었던 2013년 왼쪽 다리가 불편해 경북대학교병원에서 MRI를 촬영해 보니 척추협착증 소견이 나왔다는 것. 병역법에 따라 2015년 10월 재병역 판정검사 통보서가 왔다고 밝혔다.
이후 병무용 진단서를 발급받기 위해 병무청 지정병원인 경북대병원에서 다시 MRI를 촬영했고,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받은 척추질환 진단서를 가지고 신체검사장으로 갔으나, 병역판정 검사의사가 정확한 판정을 위해 현장에서 다시 CT 촬영을 했다는 설명이다.
정 후보자는 “4급 보충역 판정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없었으며 엄격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다”며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하면 그 의료기관에서 제 아들이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마을금고 이사장 겸직에 대해서는 “30만원의 수당을 받는 명예직”이며, 위문 출장 의혹에 대해서는 “수십 년간 대학에 기여한 해외의 선배님들을 위해 계속 이어져 오던 것으로 병원장으로서 꼭 가야 하는 출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