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의 미래는 로봇'...삼성·LG·소니, 주도권 경쟁

가전 매출 성장 정체…로봇 사업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홈&모바일입력 :2022/04/15 15:09    수정: 2022/04/15 15:43

주요 가전 업체인 LG전자, 삼성전자, 소니 등이 로봇을 미래 핵심 신사업으로 내걸고 사업부 신설, 제품군 강화 등 변화에 나서고 있다.

가전 업계가 로봇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이미 대중화 정체가 이뤄진 가전제품은 과거에 비해 매출 성장이 정체되고 있지만, 로봇은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전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은 2019년 310억달러(약 38조1천730억원)에서 2024년 1천220억달러(약 150조2천308억원)로 연평균 58%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 서비스 로봇 시장도 2019년 96억달러(약 11조8천214억원)에서 2024년 270억달러(약 33조2천478억원)로 연평균 23%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글로벌 가전 시장 매출 증가율은 한자릿수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QI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백색가전 매출 증가율은 2020~2027년 연평균 4.02% 증가해 2027년 2천550억달러(약 314조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2년간 코로나 특수로 인해 가전 매출 성장률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올해부터 다시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LG 클로이 서브봇(사진=LG전자)

LG전자, 로봇 브랜드 클로이 제품군 6종으로 확대

LG전자는 지난 14일 로봇 브랜드 '클로이' 종류를 국내에 6종으로 확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LG전자가 2018년 로봇 사업 진출을 알린지 4년만의 결실이다.

LG전자가 공급하고 있는 클로이 로봇 종류는 ▲비대면 방역 로봇 'UV-C봇' ▲안내로봇 '가이드봇' ▲식당 등에서 서빙하는 '서브봇' 선반형 ▲서브봇 서랍형 ▲요리해주는 '셰프봇' ▲커피를 제조해주는 '바리스타봇' 등 총 6종이다.

LG전자는 클로이 로봇을 병원, 호텔, 식당, 박물관, 인천공항, 백화점, 대구지하철역사, 모델하우스 등 다양한 B2B 시장에 사용화 서비스하고 있다.

LG전자는 4년전부터 로봇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8년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취임하면서 '로봇 사업'을 전기차 배터리, 전장 사업과 함께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삼는다고 발표한 것이 동력이 됐다.

LG전자는 2017년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2018년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같은해 로봇개발 스타트업 '보사노바 로바틱스'에 투자하면서 로봇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LG전자 통합배송로봇(사진=LG전자)

LG전자는 향후 배송로봇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국제로봇학회서 실내외 통합배송로봇을 첫 공개했고, 올 1월 CES 2022 온라인 컨퍼런스에서도 선보였으며, 현재 사용화 준비에 있다.

LG전자는 "실내외 통합 배송로봇이 상용화되면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 수행됐던 각종 작업들이 단순해지면서 차원이 다른 물류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미래 신사업으로 로봇 사업 공식화…상용화 준비 한창

삼성전자는 그동안 국제 전시회를 통해 로봇 기술을 소개하는 수준이었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수익성을 위해 로봇을 사업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고 밝히며 로봇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주총장에서 한종희 부회장은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승현준 사장이 CES 2021 삼성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삼성봇 핸디’와 물컵을 주고 받는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로봇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표면화시켜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했고, 1년 만에 올해 초 정식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로봇사업팀의 인력은 현재 약 130명으로 전장사업팀(약 180명)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 1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로봇 브랜드 '삼성봇' 상표권 등록에 이어 미국 특허청과 캐나다 특허청 등에도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삼성 로봇 사업은 북미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의료와 가정용 로봇에 주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음식을 서빙하는 '삼성봇 서빙' ▲안내 로봇 '삼성봇 가이드' ▲가사 로봇 '삼성 봇 핸디' ▲대화하는 인터랙션 로봇 '삼성 봇 아이' ▲고관절이나 무릎, 발목 등에 착용해 보행을 돕는 의료용 로봇 '젬스' 등을 주요 전시회에서 공개한 바 있다.

소니, 로봇 자율주행 담당하는 '소니 모빌리티 주식회사' 출범

소니는 로봇과 자율주행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4월 1일자로 '소니 모빌리티 주식회사'를 출범했다. 소니 모빌리티는 도쿄에 위치한 소니그룹 본사에 위치하며, 자본금 1억엔(약 10억원)의 100% 자회사다.

소니모빌리티는 애완견 로봇 '아이보'와 에어피크 전문 드론, 골프장, 공원 등에서 활용가능한 자율주행 소사이어블 카트 'SC-1' 등 개발을 담당한다. 또 새로운 인공지능(AI) 로봇 제품을 개발하고 상업화를 추진한다는 목표다. 이 외에도 택시회사와 제휴해 설립한 운송 사업 에스라이드 주식회사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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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애완견 로봇 '아이보'(사진=소니)

소니는 일찌감치 1999년 첫 로봇개 아이보를 출시하며 로봇 사업에 뛰어든 선두 업체다. 그러나 소니는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에 밀려 실적이 악화되면서 2006년 당장 돈이 안되는 로봇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로봇 시장이 떠오르면서 소니는 2016년 10년만에 로봇 사업에 재진출 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소니는 AI 로봇 비즈니스 사업부에서 로봇 사업을 총괄해 왔으나, 이번에 소니 모빌리티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모든 로봇 사업을 이전한다. 사업 이전은 올해 9월에 완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