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커뮤니티 "암호화폐 기부 받지 마라"

'환경 파괴·폰지 사기 동조·평판 실추' 투표자 71% 지지

컴퓨팅입력 :2022/04/14 10:45    수정: 2022/04/14 10:52

위키피디아 커뮤니티가 암호화폐를 이용한 기부에 반대 입장을 표했다. 재단 평판에 부정적이란 이유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위키미디어 커뮤니티는 위키미디어재단이 암호화폐 기부를 계속 받아야 하는지를 두고 진행한 3개월 간의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는 암호화폐 기부를 허용하지 말자는 쪽이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올해 1월1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실시된 투표 결과 투표자 326명 중 71%(232명)이 암호화폐 허용을 중단하자는 입장을 지지했다. 29%(94명)는 계속 암호화폐 기부를 허용하자는데 표를 던졌다.

커뮤니티 측은 "이러한 결과는 상당한 소수의 반대와 함께 전반적인 지역 사회의 지지를 나타낸다"며 "따라서 위키미디어 커뮤니티는 위키미디어 재단에 암호화폐 기부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커뮤니티의 투표는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커뮤니티의 투표는 운영진을 압박하는 것이다. 위키미디어재단이 암호화폐 기부를 계속 허용할지 여부는 재단의 결정에 따른다.

이 투표는 위키피디아의 관리자인 고릴라워페어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그는 암호화폐 기부를 수락하면 위키미디어 재단과 커뮤니티가 암호화폐를 지지한다는 신호를 주며, 암호화폐가 환경 문제를 일으켜 재단의 방침에 반대되고, 재단과 커뮤니티의 평판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현재 기존 지불방식과 함께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등의 기부를 허용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작년 재단 수익 1억6천200만달러의 0.08%인 13만100달러를 차지한다. 작년 암호화폐 기부자는 347명이었다. 재단은 암호화폐로 받은 기부금을 매일 법정 화폐로 변환했다고 밝혔다.

재단의 암호화폐 기부 수락은 2014년 이뤄졌다. 미국 국세청이 암호화폐 기부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지침을 주면서다. 이에 따라 재단은 비트코인 결제서비스 제공사인 '비트페이'를 사용해 암호화폐를 받는 즉시 미국 달러로 변환하고 있다.

투표 과정에서 치열한 토론이 있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환경친화적이지 않으며, 폰지사기 합법화를 위키미디어가 지지하고 있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한편에선 암호화폐가 자유소프트웨어와 사용자 자유란 가치와 일치하고, 신용카드 거래나 인터넷 뱅킹보다 적은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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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라는 최근 재단 기부에 작업증명(PoW) 방식의 암호화폐를 허용하지 않고, 지분증명(PoS) 방식의 암호화폐만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작업증명 암호화폐가 탄소배출을 늘리기 때문에, 온실가스 발자국 감소를 약속한 모질라의 약속에 배치된다는 이유다. 모질라는 2분기말까지 허용되는 암호화폐 목록을 공유하기로 했다.

반면, 페이팔은 현재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아마존은 암호화폐 결제를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