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매년 새 공정 적용 선언...'틱톡' 사이클 되돌리나

오레곤 주 힐스보로 거점으로 첨단기술 적용 시제품 생산...리스크 최소화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4/13 15:49    수정: 2022/04/13 16:09

인텔이 2016년 이후 매 2년마다 새로운 미세화 공정을 적용하던 '틱톡 전략'을 6년만에 다른 방법으로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매년 새 공정 적용 준비를 마쳐 자체 생산 프로세서는 물론 지난해 IDM 2.0 전략에 따라 다른 회사 제품 생산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부 미세 공정 적용 시기를 앞당기고 오레곤 주 힐스보로 소재 '고든 무어 파크'에서 선행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시제품 생산도 진행한다.

미국 오레곤 주 힐스브로 소재 인텔 반도체 생산 시설 D1X. (사진=인텔)

인텔은 지난 2월 투자자 대상 브리핑에 이어 이달 11일(현지시간) 오레곤 주 힐스보로 소재 D1X 팹 개장을 앞두고 미국 현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런 방침을 보다 명확히 밝혔다.

■ 공정-아키텍처 번갈아 개선한 '틱톡' 전략

인텔은 첫 해에 공정을 미세화한 제품을 내놓는 '틱'(Tick), 그리고 이 공정을 바탕으로 다음 해에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한 프로세서를 내놓는 '톡'(Tock) 전략을 2015년 6세대 코어 프로세서(스카이레이크)까지 적용했다.

2015년까지 적용되었던 인텔 틱톡전략 예시. (자료=인텔)

10나노급 공정 전환에 어려움을 겪던 인텔은 2016년부터 P(제조공정)-A(아키텍처)-O(최적화) 전략을 내세웠다. 이 전략대로라면 늦어도 2018년에는 10나노급 프로세서가 나와야 했지만 10나노급 공정 지연은 계속됐다.

인텔은 2020년 상반기까지 노트북용 고성능 프로세서(코멧레이크) 생산에 14나노급 공정을 적용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결국 데스크톱용 프로세서에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11세대 코어 프로세서, 로켓레이크), 노트북용 프로세서에도 2020년 상반기까지(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멧레이크) 14나노 공정이 쓰였다.

■ 힐스보로 D1X 시설 브리핑서 '틱톡' 다시 등장

인텔은 11일 오레곤 주 힐스보로 D1X 반도체 생산 시설 공개를 앞두고 미국 현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브리핑을 진행하며 '틱톡'을 언급했다.

'틱톡 유사'를 언급한 인텔 자료 중 일부.

단 예전처럼 특정 해에 공정, 다음 해에 아키텍처 전환 등을 명시한 것은 아니다. 모듈화, 점진적, '틱톡' 유사를 내세워 매 해마다 새로운 공정 적용, 또는 개선된 아키텍처를 적용한 새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인텔은 10나노급 공정 전환 당시 새 공정에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다 각종 신기술 도입에서 차질을 빚으며 경쟁사인 AMD의 추격을 허용했다.

데스크톱용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로켓레이크). (사진=지디넷코리아)

2020년 하반기에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의 내부 구조를 14나노급으로 옮기고 데이터 입출력 관련 구조도 개선한 데스크톱용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로켓레이크)를 내놨다. 그러나 실제 성능 향상 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선행 첨단 기술 검증 위한 시제품 생산 과정 추가

실제로 인텔은 2024년 출시할 프로세서 '애로레이크'(Arrow Lake) 생산 공정에 세 가지 첨단 기술 투입을 공언해 왔다.

인텔 20A에는 전력 공급을 효율화한 구조 '파워비아'도 적용된다. (사진=인텔)

0.55 NA EUV(극자외선), 반도체 다이를 사이에 두고 위에는 트랜지스터 신호 전달층, 아래에는 전력 공급층을 두는 구조 '파워비아'(PowerVia),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인 '리본펫'(RibbonFET) 등이 그것이다.

예정대로 제품 생산이 진행되려면 이 세가지 핵심 기술이 모두 차질없이 구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로 공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텔은 일부 선행 기술을 시험 적용한 제품을 내부에서 생산하며 테스트할 예정이다. (자료=인텔)

인텔은 이를 위해 기존 3차원 핀펫 구조와 파워비아를 활용한 중간 단계 제품을 내부에서 생산하면서 공정 지연 등 문제점을 막겠다는 것이다.

■ "인텔 18A 공정 양산 준비, 2024년 하반기에 마친다"

이날 인텔 발표에서 눈여겨 볼 점은 또 있다. 인텔이 '옹스트롬'(Ångström, 1A=0.1nm)급 미세 공정이라고 평가한 '인텔 18A' 전환을 약 반 년 가량 앞당긴다고 밝힌 것이다.

인텔은 인텔 18A 공정 양산 준비 시기를 2025년에서 2024년으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 해 7월 말 생산 공정과 패키징 관련 로드맵을 공개하는 행사인 '액셀러레이티드'를 통해 "2025년 초를 목표로 초미세 공정인 '인텔 18A'를 개발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인텔은 '인텔 18A' 공정 양산 준비 완료 시기를 2024년 하반기로 앞당긴다고 설명했다. 이 공정을 이용해 생산되는 프로세서로는 '루나레이크'(Lunar Lake)가 꼽힌다.

인텔이 오는 2024년까지 출시할 코어 프로세서 로드맵. (자료=인텔)

인텔은 지난 2월 중순 투자자·분석가 대상 행사 '인베스터 미팅 2022'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표를 한 바 있다. 2024년 3분기 중 양산 채비를 마친 뒤 4분기 말(연말)에 루나레이크 출시가 예상된다.

■ 공정은 오레곤, 아키텍처는 하이파로 이분화

향후 인텔의 공정과 반도체 생산 기술 등 연구 개발은 미국 오레곤 주 힐스보로 소재 고든 무어 파크가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구율 0.55NA(렌즈수차)급 ASML 장비인 '트윈스캔 EXE:5200'은 장비 부피가 기존 EUV 장비 대비 부피가 커서 도입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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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내부(사진=ASML)

반면 P(퍼포먼스, 고성능) 코어와 E(에피션트, 고효율) 코어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코어 등 아키텍처 관련 기술은 이스라엘 하이파 소재 연구소에서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소에는 1989년 인텔에 입사해 2017년부터 멜라녹스에 근무했던 실로미트 바이스가 지난 해 7월부터 인텔로 돌아와 근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