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아마존·구글과 어깨 나란히 할 것"

김남선 CFO "5년내 매출 15조원, 희망 아닌 의무"

인터넷입력 :2022/04/13 15:20    수정: 2022/04/13 16:29

"10억명 사용자를 가진 아마존, 바이두,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네이버의 목표이자 미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신사옥 1784에서 열린 밋업(Meetup) 행사에서 네이버가 향후 5년내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최 대표는 "5년 내 글로벌 10억명 사용자를 만드는 게 우리의 꿈이자 미션"이라며 "10억명 사용자를 가진 기업은 아마존, 바이두, 구글, MS, 텐센트, 메타, 알파벳 등 엄청난 규모의 글로벌 기업이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이자 내가 그리는 네이버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제공=네이버)

이를 위해 최 대표는 일본,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사업 생태계를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20년 전 창업 초기부터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글로벌'을 외치던 회사"라며 "이미 10년 전부터 실제 성과를 만들어냈고, 지금은 명실공히 글로벌 IT회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네이버 성장 과정은 계속된 글로벌에 대한 시도와 성공, 실패의 반복이었다"며 자사 해외 진출 역사를 설명했다.

그는 1999년부터 2013년까지를 회사의 '글로벌 1.0'단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를 '글로벌 2.0', 올해부터를 '글로벌3.0'으로 명명했다.

최 대표는 "글로벌 1.0시대에는 라인을 통해 일본 시장 문을 계속해서 두드려왔고, 2.0시대에는 라인, 웹툰, 스노우, 제페토, 브이라이브, 웍스 등 서비스를 글로벌 규모로 성장시켰다"면서 "일본에서는 경영통합을 통한 제트 홀딩스 설립, 북미에서는 왓패드 인수, 유럽에서는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인수하는 등 다양한 글로벌 플레이어와 손을 잡았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최 대표는 "글로벌 3.0시대는 팀 네이버가 그간 구축해온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기술 리더십, 여러 파트너십을 통해 이제는'멀티플 성장'을 해야 할 단계"라며 "현재 네이버 월간 순 사용자는 7만 명을 확보했고, 대단한 성과이나 우리의 꿈은 더 크다"고 말했다.

한편, 최 대표는 밋업 행사가 열린 신사옥 '1784'의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발표 전 영상을 통해 "1784년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해"라며 "네이버가 사람의 삶을 또 한 번 바꾸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간담회에서는 "이 곳에서 팀 네이버의 각 사업 시너지를 만들어나갈 것이고, 1784를 새로운 기술의 융합을 시도하는 테스트베드로 삼아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려 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함께 밋업 행사에 참석한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가 포트폴리오와 성장성, 가치신장 여력 측면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다"며 "네이버 사업은 검색·쇼핑·페이 한 축, 웹툰·창작자 플랫폼 커뮤니티 또 한 축, 이외 AI·클라우드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 총 세 개 축으로 유기적으로 잘 짜여 있다"고 말했다.

김 CFO는 "회사는 매 5년 단위로 매출이 두 배 이상씩 성장했다"면서 "2013년 매출은 1조8천578억원, 2021년에는 6조8천176억원을 기록했고, 2026년 이내 15조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김 CFO는 "15조원이라는 숫자는 희망이 아닌 의무다. 달성 못하면 선배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는 수준이다"고 부연했다.

또한 김 CFO는 목표 주가관련해, "지난해 여름에만 해도 시총이 70여조원이었다"며 "5년 내 매출이 두배 이상 성장하면 150조원 도약은 목표가 아닌 달성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QA 중인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제공=김 CFO)

[다음은 최수연 대표, 김남선 CFO와의 일문일답]

Q. 어떤 각오와 방법으로 주가를 다시 끌어올릴 계획인지. 경쟁사 대표처럼 공약이 있나.

최 대표: 공약을 들고 와야 하나 사실 고민했었다. 우리의 목표가 크기 때문에 단기적 공약을 세우기보다는, CEO로서 내 보상을 설계 할 때 주주 이해관계와 연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보상 절반 이상이 장기적 성과에 집중되도록 설계하려 한다. 또한 앞서 설명한 사업 시너지를 통해 매출 극대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매출 목표와 글로벌 이용자 목표를 달성하면 글로벌 IT 기업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예상한다.

김 CFO:  전 세계 인터넷 플랫폼 업체 주가 대부분 지난해 최고점 대비 5~60% 하락했다. 구글, 아마존 등 회사의 하락폭은 적었지만 마케팅 힘으로 성장한 플랫폼은 과도한 비용 지출로 인해 수익성이 취약한 것이 원인이다. 네이버는 마케팅이 아닌 본연의 힘으로 성장해왔고, 주가가 회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상장 가능성 거론되고 있는 네이버 파이낸셜과 웹툰 상장 계획은.

김 CFO: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국내에서 최근 자회사 상장이 유행처럼 번졌고, 상장이 성장 전략 자체이자 목표처럼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자회사 상장을) 수단으로서 열심히 검토할 수밖에 없으나, 네이버는 근시안적 목표 설정을 하지 않는다. 늘 모회사 주주, 직원, 이용자에게 최대 가치를 돌려주자는 게 목표다.

Q. 조직 개편과 인사 방향성은.

최 대표: 인터넷 기업이다보니 빠른 조직 개편과 전략 변경이 중요하다. 조직 개편은 한 달 두번 이상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네이버 안 사내독립기업(CIC)를 잉태하고, CIC가 독립적인 단위가 되면 자회사가 되고, 그 뒤 글로벌 기업에 필요한 상장이나 파트너십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올해 내 한 두개의 사내독립기업(CIC)을 더 선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직문화나 인사도 글로벌 기업에 굉장히 중요하다. 네이버 스스로가 인사, 법무, 경영 지원이 정말 글로벌 기업 못지 않은 체제를 갖추고 있냐 물으면, 사실 부끄러운 부분이 있다. 이 부분들은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 직속으로 놓고 챙기려고 한다.

Q. 경영 쇄신안 별도 계획은.

최 대표: 가장 시급한 일이 문화 쇄신, 멀어졌던 직원들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대표로 내정되고 나서 가장 많은 자원을 투입한 것이 대화와 문화 수립이다.

두 차례 컴패니언 데이를 통해 직원들과 새로운 방향성과 제도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이를 모아서 발표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

밖에서 봤을 때 네이버가 굉장히 혁신적인 IT기업이지만, 내부적으로는 20년 된 기업이기 때문에, 문화를 바꾸는 것은 굉장히 큰 의지와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 인사나 문화 제도를 그냥 한 번 발표하고 끝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계속해서 직원들과 소통해나가면서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진출 등 멋진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나, 그 과정에서 소홀하게 느끼게 했던 직원들은 없는지,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직원 개개인도 성장하고 있는 건지 그 부분에 대해 회사가 많은 반성을 했고, 신뢰를 회복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Q. 글로벌 사업 진출에 대한 항간의 기대가 크다.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진출 사업 중 가장 대표적인 성과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최 대표: 가장 큰 성과는 사실 라인이고, 최근에는 여러 시너지를 위한 제트홀딩스 설립이 가장 큰 전략적 결정이자 성공이 아니었나 싶다.

또한 3.0시대에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웹툰, 웹소설 콘텐츠다. K 콘텐츠가 북미 시장을 두드릴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싶다.

당분간 중점을 두고 볼 글로벌 사업은 웹툰과 웹소설이 아닐까 생각한다.

Q. 최수연 표 신사업 아이템으로 꼽을만한 것은.

최 대표: 메타버스 기술이나 커뮤니티 기술 활용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이 서비스를 어떻게 출시하는 게 제일 좋을 건지, 네이버 앱에 붙이는 게 좋을 건지 등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창업 경험이 없는 경영진이 세부적으로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일일이 개입하는 것보다 오히려 새 서비스가 계속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본다. 5월이나 6월경 내부적으로 각 CIC와 자회사들이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 아이템을 가지고 서로 공유하는 장도 만드려고 한다.

Q. 가상화폐 링크나 대체불가능토큰(NFT) 적용 콘텐츠를 제페토와 접목할 가능성도 있는지 궁금하다.

최 대표: 당연히 열려있다. 다만 제페토 입장에서 글로벌 전체 시장을 놓고 어떤 플랫폼과 붙는 게 좋을 지 전략적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라인도 그 후보자 중 하나겠지만,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지금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Q. 커머스 부문 해외 진출 계획 궁금하다. 일본에서 마이스마트스토어를 베타 출시했는데, 유럽 등 이외 국가에서 스마트스토어 진출 계획이 있나.

최 대표: 일본과 동남아 시장의 우선순위를 높여 보고 있다. 유럽에서는 파트너십을 찾고 있는 단계다. 우선 올해는 일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더 집중할 것이다.

Q. 신사옥 1784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공간도 있나.

최 대표: 3층에 중소상공인(SME)가 직접 와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송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이후 더 제공할 예정이다.

Q. 주요 경쟁사 카카오가 3천억원 상생 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상생 기금 조성 계획은.

최 대표: 소상공인 상생 생태계 조성은 장기간 노력이 필요하다. 한성숙 전 대표 시절, 프로젝트 꽃이 시작돼 5년간 3천700억원을 투자해 이미 상생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고 여러 성과가 나오고 있다. 프로젝트 꽃은 계속될 예정이다.

지금 기존 투자보다 얼마나 더 올리겠다 등 약속 보다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계속해서 상생을 강화해나갈 것이고, SME, 창작자 분들이 우리 안에서 계속해서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고 프로젝트 펀드도 만들 것이다. 이런 내용을 모아 올 한해 한 번 더 기자들과 만나 설명할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관련기사

Q. 6월이면 전면 재택 근무가 끝나는데 이후 계획은.

최 대표: 3월 직원 대상 조사 결과, 전면 재택이 생산성과 업무 협업 측면에서 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하이브리드나 전면 등 근무 형태를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개인에게 선택지를 주는 게 가장 최적의 업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모여서 일 할때의 협업 시너지도 있기 때문에, 좀더 설계하고 있다.